퀴어축제에 참석해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출교당한 남재영 전 대전빈들공동체교회 담임목사가 출교무효소송에서 이겼다.
대전지법은 12일 남 목사가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에 제기한 ‘연회재판위원회 판결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손을 들어줬다.
남부연회는 2024년 6월과 7월, 서울과 대전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남 목사가 성소수자를 위한 축복식을 진행했다는 이유로 같은 해 7월16일 남부연회 재판위원회에 남 목사를 고발했다.
남 목사는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해 성소수자에게 꽃잎을 뿌리고 기도문을 낭독하며 축복식을 했다. 대전퀴어문화축제에서는 부스를 설치하고 성소수자에 대해 축복식을 진행했다. 남부연회는 남 목사의 이같은 행위가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교리 위배 판단을 내렸다.
남부연회 재판위원회는 그해 12월 5일 남 목사에게 가장 무거운 징계인 ‘출교’를 선고했다. 남 목사는 같은 달 26일 즉각 법원에 징계 무효 소송 및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지난해 2월 법원이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남 목사는 당시 담임목사직에 복귀했다.
남 목사와 대전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등은 이날 재판 이후 대전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무효 판결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남 목사는 “오늘 사법부의 판결은 교회가 인정하지 않고 있는 성소수자들에 대한 시민의 권리를 위해 이제는 교회가 함께 투쟁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을 일깨워 주었다”며 “감리교회는 장정의 3조 8항 ‘동성애 찬성과 동조’라는 어이없는 규정으로 저와 제 동료 목사들을 출교시켰다. 이 조항은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70세인 남 목사는 지난 4월 은퇴했다. 그는 “은퇴하면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교회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가는 것 같아서 부끄러웠는데 이 판결로 한국 교회가 다시 냉정하게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깨우침을 준 것 같아서 다행”이라며 “한국 교회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떤 차별도 용납하지 않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성소수자 문제도 이제는 교회가 품는 것이 시대정신이고 보편적인 가치라고 본다”며 “그리스도인이라면 분명하고 확실한 목소리로 하루빨리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재섭 대전퀴어문화축제 공동집행위원장은 “남 목사님이 걸어온 길은 안전한 거리에서 지지를 표명하는 것이 아니라 불이익을 감수하고 곁에 머무는 연대의 길이었다”며 “법원의 출교 처분 무효화 결정을 환영하며 오늘 판결은 차별에 맞선 모든 사람이 함께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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