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사, 2차 조정 결렬…파업 가능성
타결에도 내부 분열 불씨…결렬되면 ‘파업’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가결로 한국경제를 뒤흔든 노사 갈등이 일단락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플랫폼 진영의 카카오 본사 노사가 성과급 보상안 등의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카카오 노조의 내달 파업이 예고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엿새간의 잠정합의안 투표를 찬성 73.7%로 가결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의결권 있는 노조 조합원 총 6만5593명 중 6만2616명이 투표에 참여해 최종 투표율은 95.5%를 기록했다. 노조 규약에 따라 투표권자 과반이 참여하고, 그 중 과반이 찬성하면서 잠정합의안은 확정안 자격을 얻었다.
잠정합의안은 반도체 부문의 파격적인 보상 규모로 주목받았다. 합의안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300조원으로 가정하면, DS(반도체) 부문 내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자사주로 지급되는 5억5000만원가량(세전, 연봉 1억원 기준)의 특별경영성과급과 연봉의 50% 상한인 초과이익성과급(OPI) 5000만원 등 총 6억원에 달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적자가 예상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 사업부도 1억6000만원의 특별경영성과급과 5000만원의 OPI를 합쳐 총 2억1000만원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파격 보상의 이면에는 내부 분열의 불씨가 남아 있다. DX(완제품) 부문 직원들은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만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과급 격차에 대한 반발이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투표권자를 보유한 초기업노조 대다수가 DS 부문 직원으로 구성된 만큼 관련 업계에서는 가결 가능성을 높게 점친 바 있다.
카카오 본사 노사는 같은 날 오후 3시부터 경기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조정회의에 참석했다. 노사는 한 차례 정회한 뒤 오후 7시30분쯤부터 회의를 재개해 8시간 동안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으나,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았다. 양측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13~14%를 성과급으로 보상하는 방안과 함께 500만원 규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 체계 안으로 산입할 것인지를 두고 평행선을 그려왔다.
2차 조정마저 결렬되면서 카카오는 창사 이래 최대의 경영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본사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면서다. 조정 이전 진행한 파업 찬성투표가 가결된 상태여서 즉각적인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 게다가 이미 쟁의권을 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페이,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계열사 4곳도 파업 찬성투표를 가결한 만큼 본사와 계열사를 아우르는 사상 초유의 ‘공동 총파업’ 가능성도 급부상했다.
카카오 노조는 내달 중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시기와 수위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노조 측은 성과급 1000만원 요구안과 RSU 포함 여부 등 상세한 교섭 사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으나, 회사와의 대화 채널은 언제나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전면 파업이라는 극단적 선택 대신 부분 파업이나 태업, 준법투쟁, 집회 등 유동적인 단체행동을 검토할 것으로도 본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의 부분 파업 선례는 있으나 본사 차원의 파업은 단 한 번도 없었던 만큼 단체행동이 현실화되면 카카오 역사상 첫 파업으로 기록된다.
이는 인공지능(AI) 신사업 추진과 대외 신뢰도 회복에 사활을 걸었던 카카오의 미래 행보에 치명적인 제동을 걸 수도 있다. 정신아 대표 2기 체제 출범 이후 자체 AI 모델 ‘카나나’를 중심으로 메신저, 커머스, 콘텐츠, 금융 등 전방위적 AI 서비스 확대를 공언했으나, 조직 내부 갈등이 장기화하면 플랫폼 운영 안정성과 신규 서비스 출시 일정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경쟁사인 네이버가 집중 교섭 3주 만에 임금 협상을 속전속결로 타결하며 사내 불확실성을 지운 사례도 있어 카카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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