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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전 임금협상 타결… 글로벌 기준 맞는 보상체계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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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가결된 27일 경기 수원 삼성전자 앞 신호등에 초록불이 켜져 있다. 수원=남정탁 기자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가결된 27일 경기 수원 삼성전자 앞 신호등에 초록불이 켜져 있다. 수원=남정탁 기자

삼성전자 노사의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이 어제 노동조합 투표에서 73.7%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올해 300조원으로 예상되는 영업이익을 둘러싸고 노사가 성과급을 중심으로 갈등을 빚은 지난 6개월여 동안 삼전 사태로 우리 경제가 들썩였다. 친노동 성향의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노조를 압박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과하는 천신만고 끝에 파국을 면했다. 글로벌 스탠더드와 거리가 먼 노조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 사태와 관련해 이제는 이번 임협 합의가 지속 가능한 것인지 우리 사회가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무엇보다 경영 원칙에 따른 보상체계의 훼손 자체가 문제다. 삼성을 비롯한 기업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관행을 견지해 왔다. 이번 합의에선 이 원칙이 무너졌다. 반도체(DS) 부문 중 적자를 보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시스템LSI 사업부도 평균 2억이 넘는 성과급을 챙기게 됐다. 잘못된 선례는 두고두고 기업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파업 손실과 인재 이탈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라고는 하나 재계의 ‘표준’ 역할을 해온 삼성의 양보는 도미노처럼 다른 기업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삼전 노사는 영업익을 주주 양해도 없이 제도적으로 나눠 갖기로 했다. 응당 주식회사라면 영업익이 생기면 자본 확충과 미래 투자, 배당을 비롯한 주주환원부터 챙겨야 정상이다. 이번 협상에선 그 의사결정 순위가 뒤죽박죽됐다. 그 여파로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소모적인 갈등이 삼성그룹 계열사를 비롯한 산업계 전반으로 퍼지지 않았나. 임원의 보수 한도는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올해 36조원(영업익 300조원 기준)으로 예상되는 성과급이 삼전 이사회 통과로 결정된다면 과연 어떤 주주가 동의할지 묻고 싶다. 당장 주주단체는 “상법에 위배된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 검토에 들어갔다.

 

노조가 영업익을 공유하겠다면 불황기 리스크도 분담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작금의 행태는 성장의 과실만 따먹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흑자가 났는데도 미래 투자를 위해 감원을 서슴지 않는 글로벌 빅테크(거대기술기업)와 경쟁이 되겠나. 나아가 교섭 과정에서 누적된 노노(勞勞) 갈등이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면 뒤쫓고 있는 중국 업체만 좋은 일이 된다. 고용노동부는 대기업 초과이익의 사회적 배분과 관련해 6월1일 긴급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고, 주주도 만족할 수 있는 보상체계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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