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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전세 가격 동반 상승… “주거 상향 이동 더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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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s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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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시장 전문가 진단
경기 외곽으로 밀려나거나
고액 월세시장으로 내몰려

2027년까지 신축 아파트 ‘절벽’
향후 전월세 추가 폭등 예고

대출 규제 등 수요억제 한계
거래 활성화·공급 확대 필요

“계약갱신청구권은 이미 썼는데 2년 뒤엔 서울 아파트에 남아 있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서울 신림동에서 임대사업자 아파트에 전세살이하는 30대 A씨는 최근 전세 보증금을 1000만원 올려주며 재계약을 했다.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서울 대부분 지역의 전월세 가격이 치솟고 있어 상향 이동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오히려 2년 뒤 더욱더 외곽으로 밀려날 수 있어 이참에 외곽 아파트를 매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A씨 사례는 최근 서울 전월세 시장 불안이 낳은 대표적인 유형으로 꼽힌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전월세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터전에서 밀려나거나 고액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는 서민 주거 불안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년까지 이어지는 서울 신축 아파트 입주 절벽은 향후 전월세 시장의 추가 폭등을 예고하는 시한폭탄이 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월세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도심 내 공급 확대와 비아파트 시장 회복, 임대차 시장의 유연한 거래 환경 복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비주택=투기’를 전제로 한 규제 정책으로는 공급 절벽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세계일보가 인터뷰한 8명의 전문가는 대체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공급 급감에 ‘주거 이동’을 제한하는 규제가 더해져 전월세 시장 불안이 가중됐다고 진단했다. 주택 마련 자금을 빌리기도 어렵고 실거주하지 않으면 서울 거주조차 안 되는 중층 규제로 인해 ‘매매도 전세살이도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실장은 “(현 정부 들어) 주거 이동의 제한이 심해졌다”며 “주택 시장에선 상향 이동하려는 수요도 많은데 이제는 이동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임차가구가 내 집 마련하는 것도 (대출 규제 때문에) 자금 마련하는 게 쉽지 않아졌다”며 “무주택자들은 누군가의 주택에서 살 수밖에 없는데 일반 다주택자가 보유한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세입자들은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살고 있는 집이 처분될 수 있다는 불안함을 갖게 됐다”고 했다.

매매뿐 아니라 전월세 시장의 심상치 않은 변화는 통계적으로 확연히 드러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 누적 상승률은 5월 셋째주까지 3.42%에 달했다. 지난해 동기(1.53%) 대비 2배가 넘는다. 전월세 가격은 더 고공행진 중이다. 전세가는 5월 셋째주까지 3.19% 올랐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0.48%)의 6.6배에 달한다. 월세는 지난 4월까지 누적 2.39%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0.57%)의 4.2배였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 등 공공기관이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축소하면서 집주인들이 더 올리지 못한 금액만큼 월세로 돌리거나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이 외곽으로 떠밀려가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아파트 재건축 외에는 추가 용지 확보가 어려운 서울 대신 외곽에 공급이 집중된 점도 서울 전월세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매매 수요가 외곽으로 퍼지며 일부 지역에선 풍선효과도 일어나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사실상 ‘0가구’ 수준이다. 수도권 입주 물량 대부분은 의왕·오산·광주·이천 등 경기 지역에 집중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수요가 높은데 공급은 외곽에 치우치면서 ‘떠밀린 세입자’들이 외곽 매수에 나서며 서울 외곽과 경기권까지 가격 부담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현 정부 정책은 ‘수요 억제’ 규제에 맞춰져 있는데 거래 활성화와 공급 확대를 위한 일부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법무학과 교수는 “공공이 모든 임대 공급을 책임지기 어려운 만큼 민간 임대와 공공임대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며 “일정 규모 이하 비아파트에 대해서는 규제를 완화해 임대 물량 공급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수요 억제만으로는 공급 부족과 전월세 불안을 해결하기 어렵다”며 “공급 계획 발표를 넘어 실제 착공·준공·입주 실적 중심의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결국 중요한 것은 부담 가능한 주택을 실제 공급하는 것”이라며 “매입임대 확대나 비아파트 공급 정책도 필요하지만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 성과가 실제로 나와야 불안이 완화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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