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도 피부처럼 관리하는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헤어케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탈모를 예방과 관리의 영으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두피 진단과 맞춤형 케어 등 서비스형 솔루션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 두피도 피부처럼…맞춤형 케어 수요 급증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늘어나는 탈모·두피 관리 수요에 대응해 전문 진단과 맞춤형 관리 서비스가 확대되는 추세다.
아모레퍼시픽은 두피 케어 전문 브랜드 ‘라보에이치’를 중심으로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제품군을 강화하는 한편, 최근 서울 용산 본사 내 뷰티 체험 공간에 두피·모발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케어존을 마련했다.
케어존에서는 전문 장비를 통해 고객의 두피와 모발 상태를 분석한 뒤 개인별 맞춤형 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방문객들은 두피 고민에 맞는 제품 추천과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진단 결과에 기반한 체계적인 관리 방법도 안내받는다. 대표 제품인 ‘두피강화 샴푸’는 두피 장벽 강화와 유·수분 밸런스 관리에 초점을 맞춘 제품으로, 아모레퍼시픽의 두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탈모 관리가 중장년층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2030세대와 여성 소비자까지 관심층이 확대되고 있다”며 “개인의 두피 상태와 생활 습관에 맞춘 관리법을 제안하는 서비스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 세분화되는 탈모 케어 시장
탈모 관리는 물론 두피 진정, 볼륨 케어, 손상 모발 개선 등 세분화된 수요를 겨냥한 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더마 헤어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를 앞세워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닥터그루트는 두피 건강과 모발 관리를 동시에 고려한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샴푸를 비롯해 트리트먼트, 스케일러, 토닉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두피 노화와 민감성 두피 등 세분화된 소비자 고민에 대응하는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프리미엄 헤어케어 시장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애경산업의 탈모 케어 브랜드 블랙포레의 ‘루트파워 두피 쿨 앤 딥 클린 탈모증상완화 샴푸’는 탈모 커뮤니티 대다모에서 탈모 샴푸 부문 1위에 선정됐다. 애경산업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두피 각질·유분·보습을 관리하는 트리플 케어 효과가 72시간 지속되며, 인체적용시험에서 4주 사용 후 탈락 모발 수가 5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용 직후 두피 온도를 낮추고 두피 유분과 각질 개선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폴리페놀팩토리가 운영하는 ‘그래비티’는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샴푸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한 헤어케어 브랜드로 꼽힌다. KAIST 이해신 석좌교수 연구팀이 홍합의 접착 원리에서 착안해 개발한 폴리페놀 기반 특허 기술이 적용됐다. 홍합이 바위에 단단히 붙을 수 있도록 돕는 천연 접착 메커니즘을 헤어케어에 응용한 것으로, 모발과 두피 표면을 코팅해 볼륨감을 높이고 손상 모발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회사 측은 해당 기술이 모발에 유효 성분이 보다 안정적으로 밀착되도록 도와 스타일 유지력과 모발 탄력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 두피도 ‘선케어’ 필수…특화된 기능 경쟁
피부뿐 아니라 두피에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제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었다.
한국콜마는 두피에 사용할 수 있는 자외선 차단제 ‘스칼프 선에센스’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콜마에 따르면 두피에 발랐을 때 모발이 뭉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용성·친유성 자외선 차단 성분의 최적 배합 비율 찾았다. 두피 자외선 차단제를 지울 수 있는 두피 전용 클렌저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다. 올 하반기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더파운더즈가 전개하는 더마 헤어케어 브랜드 ‘프롬랩스’는 스킨케어 기술을 접목한 단백질 케어 제품을 앞세워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다. 손상 모발 개선에 초점을 맞춘 샴푸와 트리트먼트 등을 주력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외선과 열로부터 모발을 보호하는 기능을 강조한 ‘프로틴 캡슐 헤어 리페어 리브인 트리트먼트 스프레이’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자외선 손상 예방과 최대 220℃ 열 차단 관련 임상을 완료했으며, 독자 기술인 모발 흡착 단백질 캡슐을 적용해 손상 모발 보호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 해외시장도 주목한 K-헤어케어
K-헤어케어 제품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헤어케어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139억 달러(약 175조원)에서 오는 2032년 약 2135억 달러(약 309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탈모와 두피 관리 중심의 기능성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글로벌 기능성 탈모케어 시장이 2025년 약 29억 달러에서 2030년 43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미쟝센’의 대표 제품 ‘퍼펙트 세럼’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아마존의 최대 쇼핑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에서 헤어 스타일링 오일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했으며, 아마존의 대규모 할인 행사인 ‘빅 스프링 세일’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237% 성장한 바 있다.
애경산업은 헤어케어 브랜드 케라시스를 3월 초 미국 월마트 390여 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에 동시 입점시켰다. 앞서 퍼스널센트 바디케어 브랜드 ‘럽센트’와 토털 바디케어 브랜드 ‘샤워메이트’를 선보인 데 이은 성과로, 현재 미국 35개 주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향후 점포 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폴리페놀팩토리 그래비티는 기능성 원료와 과학적 접근을 앞세워 출시 초기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024년 4월 국내에서 제품을 출시해 109시간 만에 초도물량이 모두 팔렸고,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185만병을 돌파했다. 미국에서는 CES 이후 아마존에서 매진을 기록했으며, 일본에서는 라쿠텐 공식 론칭 이후 K-뷰티 카테고리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 3월 열린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26’에서는 한국 헤어 제품으로는 드문 사례로 차세대 헤어케어 혁신 사례로 소개됐다. 최근엔 국내 샴푸 브랜드 최초로 프랑스 3대 명품 백화점 ‘쁘렝땅’ 입점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K-헤어케어는 단순 샴푸를 넘어 탈모 완화, 두피 진정, 볼륨 케어 등 전문 영역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한국의 연구개발 역량과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능성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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