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억 규모 계약 민간과 체결
뒤늦게 알고서도 잔금 지급
민간업체에 자녀 채용을 청탁하고, 지인들에게 나눠줄 골프공을 예산으로 마련하라고 지시해 사실상 ‘상납’받은 공무원들이 덜미를 잡혔다.
27일 감사원에 따르면 조달청 공무원 A씨는 2021년 3월 민간업체 영업대표 B씨에게 자녀 채용을 청탁했다. 그 업체는 조달청이 운영하는 공공기관 입찰·계약 업무 전산망인 ‘나라장터’ 구축 사업 일부를 하도급받은 곳이었다. 이에 B씨는 A씨 자녀에게 취업을 제안했는데, 당사자가 다른 곳 취업을 희망하자 해당 업체 취업을 알선해줬다.
A씨 자녀는 원하는 곳에 취직했지만 경력과 실무 능력이 없다보니 컴퓨터 설치, 회의록 취합 등 잡무만 하다 결국 ‘업무에 적응하기 힘들다’며 7개월 만에 퇴사했다. 해당 기간 급여로 총 1600만원을 받았다. 이 소식을 접한 영업대표 B씨는 2022년 2월 A씨 자녀를 자기네 회사에 추가로 채용했다. A씨 자녀는 그곳에서 2024년 5월까지 근무하며 급여로 66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 고위공무원 C씨(현 산업통상부 소속)는 2024년 7월 지인들에게 사적으로 건넬 기념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간부 D씨에게 100만원 상당 물품을 확보해 보내라고 요구했다. D씨는 거듭된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부하직원에게 행사 예산상 인쇄비를 부풀려 150만원을 확보하라고 지시한 뒤, 인쇄업체 직원으로 하여금 127만원 상당 골프공을 구입해 C씨에게 전달하도록 했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는 2024년 3월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디젤발전기 200대 중 경쟁입찰로 170대를 구매했다. 그런데 낙찰받았던 업체는 매출세금계산서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허위 납품실적을 코이카에 제출해 적격심사를 통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알아채지 못한 코이카는 업체 측과 144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는데, 뒤늦게 조작 사실을 접하고도 ‘음해성 민원’으로 판단해 잔금까지 치렀다. 수의계약으로 나머지 30대를 구매하는 과정에선 견적서 검토를 소홀히 해 예산 2억8000만원이 낭비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자녀 채용을 청탁한 조달청 직원 A씨를 강등 처분하라고 조달청장에게 통보했다. 예산으로 사적인 기념품을 마련한 중기부 출신 고위공무원 C씨에 대해선 정직 처분하라고 산업부 장관에게 통보했다. 코이카에는 관련 업체 측을 고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해당 업무를 수행한 직원들을 문책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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