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성과급 요구 ‘언감생심’
숙련도·직무 중심 차등 지급해야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떼 달라는 대기업 노동조합의 요구가 산업계 곳곳에서 봇물이 터진다. 영업익 20%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부분·전면 파업에 이어 지난 6일부터 연장·휴일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노사의 잠정 합의로 반도체(DS) 부문의 적자 사업부까지 억대 성과급이 예상되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에서도 보상 확대 목소리가 크다. 카카오는 본사를 비롯한 5개 법인이 창업 이후 첫 파업 가시권에 들었다.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LG유플러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HD현대일렉트릭 등도 성과급 갈등을 빚고 있어 통상 7∼8월 진행되는 하투(夏鬪)가 대규모 파업 사태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들 대기업 노조의 영업익 등을 기반으로 한 고정 성과급 요구는 사업부,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업장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를 키울 게 뻔하다. 당장 삼성전자만 봐도 DS 부문 직원만 영업익의 10.5%를 재원으로 한 특별경영성과급을 10년간 상한 없이 받게 됐다. 메모리 사업부는 연간 총급여가 세전 7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작년 기준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의 1인당 실질 평균 연봉 1억280만원(리더스인덱스)의 7배, 국내 모든 사업체 상용 근로자 1인당 임금 총액 평균 5061만원(한국경영자총협회)의 14배 수준이다.
노조 활동조차 여의찮은 중소기업에선 성과급 요구는 언감생심인데, 삼성전자는 사측이 5억원까지 주택자금을 저리로 대출해주는 제도까지 신설한다고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결이 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사회 양극화도 더 심화한다.
‘N% 성과급 재원 명문화’의 부작용은 한둘이 아니다. 기업의 재무 건전성은 물론이고 주주 권익도 심각하게 침해한다. 영업익이나 순이익 일부를 집단적·일률적으로 배분하면 고정비가 늘어나 기업의 투자 여력을 갉아먹는다. 지금과 같은 성과급 배분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근로자 개인의 숙련도와 직무를 중심으로 차등 지급하는 게 맞다. 성과급을 100%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근속조건부주식보상(RSU) 등 자사주 지급 비율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 직원의 이해와 기업의 장기가치를 일치시켜 지속가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영업이익의 고정 N%가 아니라, 구간별로 비율이 달라지는 변동형 밴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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