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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파트는 달라”… 재건축 ‘글로벌 거장’ 모시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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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s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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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차별화 경쟁’ 확산

한강변·강남권 핵심 사업장 중심
디자인·설계철학, 주요 수주 요소

건축 노벨상 ‘프리츠커’ 수상자 등
시공사, 협업 통해 ‘이름값 마케팅’

구조·평면 설계는 국내 업체 다수
과열 경쟁에 분담금 상승 시각도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치열한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세계적인 건축가와 설계업체를 앞세운 ‘랜드마크 경쟁’이 확산하고 있다. 해외 유명 건축가의 손길이 닿은 특별한 단지임을 내세워 경쟁력과 차별화를 노리면서 조합원들의 표심까지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비롯해 성수동과 여의도 재건축단지 등 서울의 핵심 정비사업지에 명성이 자자한 건축 거장과 손잡은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다. 과거에는 정비사업 수주전이 브랜드와 공사비, 사업조건 중심이었다면 최근 들어 조합원들이 독창적인 디자인과 설계 철학으로 ‘편리한 주거단지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예술작품 같은 아파트’를 기대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래미안 와이츠’ 입면 디자인. 삼성물산 제공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래미안 와이츠’ 입면 디자인. 삼성물산 제공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사업이 대표적이다. 대교아파트는 올해 초 국내 정비사업 최초로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영국 건축회사 헤더윅 스튜디오를 설계업체로 선정했다. 헤더윅 스튜디오는 뉴욕 허드슨야드 ‘베슬’과 영국 런던 ‘콜드롭스야드’ 등을 설계한 세계적 건축 그룹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에서도 글로벌 건축가 경쟁이 치열하다. 대우건설은 리처드 마이어와 협업한 설계안을, 롯데건설은 데이비드 치퍼필드와 손잡은 설계안을 각각 제시했다. 두 건축가 모두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다.

 

대우건설이 성수4지구에 제안한 ‘더성수 520’ 조감도. 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이 성수4지구에 제안한 ‘더성수 520’ 조감도. 대우건설 제공

압구정에서도 설계 경쟁이 두드러졌다. 삼성물산은 지난 23일 압구정4구역 재건축사업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삼성물산은 영국 건축회사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와 협업해 전 세대 한강 조망 특화 설계와 초대형 커뮤니티 시설 등을 제안했다. 이날 압구정3구역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건설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인근 고급 주거단지를 설계한 글로벌 건축회사 ‘람사’와 ‘모르포시스’ 참여 설계안을 제시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시공사로 선정된 대치동 쌍용1차 재건축인 ‘르네아르 대치’ 설계에 다니엘 리베스킨트를 참여시켰다. 리베스킨트는 비대칭성과 역동성을 강조하는 해체주의 건축가로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독일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 등을 설계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적 건축가들이 참여하는 사업장은 대부분 한강변이나 강남권 핵심 입지처럼 사업성이 뛰어난 곳”이라며 “시공사 입장에서는 수익성뿐 아니라 서울 핵심 지역 랜드마크 사업 실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사들이 조합원 표심 확보를 위해 디자인 특화 경쟁에 나서는 것”이라며 “유명 건축가 협업은 상징성과 차별성을 부각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창의적인 외관 디자인을 강조하면서 조합들도 브랜드나 공사비뿐 아니라 얼마나 상징적인 설계를 제시하느냐를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해외 유명 건축가를 앞세운 마케팅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에 우려 섞인 시각도 상당하다. 해외 설계사가 초기 조감도와 외관 콘셉트 설계에는 참여하지만 실제 인허가와 구조·평면 설계 등은 국내 업체가 맡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독창적인 비정형 외관과 특화 설계가 늘어날수록 공사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시공사 선정 단계에서 제시되는 특화 설계안은 확정안이 아니라 향후 인허가 과정에서 일부 변경될 수 있다”며 “비정형 구조나 곡선형 디자인이 많아질수록 공사비 부담이 커지는 만큼 실제 사업 과정에서 설계가 단순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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