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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다 냈는데 압류?…김사랑 아파트 논란이 보여준 ‘행정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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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수정 :
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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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를 찾던 배우가 체납자로 둔갑하기까지, 시스템의 시차와 공인의 책임 사이

배우 김사랑의 아파트가 국세 체납을 이유로 압류되었다는 보도는 대중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앞서 그녀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거주 중인 아파트의 부실 공사 문제를 공론화하며 대형 건설사의 책임 회피와 이를 방관하는 관리 시스템의 부조리를 질타한 바 있다. 시스템의 허점을 짚어내던 인물이 정작 자신의 납세 약속은 외면했다는 보도는 대중에게 강력한 아이러니로 다가왔다. 특히 2016년 15억원대에 매입했던 아파트를 보유한 그녀가 세금을 체납했다는 사실은 고액 자산가의 도덕적 해이라는 프레임과 맞물려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대중의 시선이 집중되는 스타에게 행정상의 절차적 시차는 곧 사회적 오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대중의 시선이 집중되는 스타에게 행정상의 절차적 시차는 곧 사회적 오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사건의 발단은 지난 15일 삼성세무서의 압류 조치였다. 하지만 확인 결과 김사랑은 보도 시점보다 앞서 체납액 전액을 완납한 상태였다. 납세자가 세금을 완납했음에도 압류 기록이 유지된 이유는 세무서 전산 반영의 시차와, 납세자가 직접 해제를 신청해야 하는 경직된 행정 절차 탓이다. 돈을 냈어도 개인이 직접 요청하기 전까지 등기부등본상 체납 기록이 지워지지 않는 구조적 허점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

 

디지털 시대임에도 세무 행정의 뒷문은 여전히 아날로그의 문법으로 닫혀 있다. 스타의 삶은 대중의 관심이라는 인프라 위에서 전시되지만 그 이면의 행정적 오류는 스타라는 이유로 감수해야 할 낙인이 된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부(富)는 성실한 경제적 도리 이행의 결과물이라기보다, 언제든 의심받고 낙인찍힐 수 있는 소비의 대상이 된다는 점이 이번 논란에서 드러났다.

세무 행정의 전산 처리와 실제 납부 시점 사이의 물리적 간극이 이번 논란의 원인이 됐다. 연합뉴스
세무 행정의 전산 처리와 실제 납부 시점 사이의 물리적 간극이 이번 논란의 원인이 됐다. 연합뉴스

납세는 개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최소한의 계약이자 시스템과의 약속이다. 이번 논란은 시민으로서 권리를 주장하던 이가 행정적 절차의 미숙함과 맞물려 위법자로 낙인찍힐 수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이는 개인의 권리를 보장해야 할 행정 시스템이 오히려 개인의 성실함을 가로막는 역설적인 단면이다.

 

논란 이후 김사랑은 자신의 SNS에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중심의 행복을 지키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판에 대한 해명이라 추측했으나 이는 논란의 실체를 직시한 담담한 일상 복귀 선언에 가깝다. 자신을 향한 비판의 실체가 행정적 시차에 의한 것임을 알면서도 그녀는 시스템을 탓하거나 설전을 벌이는 대신 자신의 할 일을 수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김사랑은 논란 이후 별도의 해명 대신 SNS를 통해 담담한 일상 복귀의 뜻을 밝혔다. 김사랑 SNS
김사랑은 논란 이후 별도의 해명 대신 SNS를 통해 담담한 일상 복귀의 뜻을 밝혔다. 김사랑 SNS

결국 이번 사건은 공인에게 요구되는 책임의 경계를 다시 묻게 한다. 누군가는 그녀의 자산에 주목하지만 스타의 자산은 시스템 앞에서는 예외 없는 납세 대상일 뿐이다. 논란을 잠재운 것은 세금 완납이라는 사실 하나였다. 시스템의 오류를 탓하기보다 자신이 짊어진 의무를 완수하는 것, 이것이 대중의 의심을 신뢰로 바꾸는 유일한 방법임을 사건은 증명했다. 명성이 삶의 전부는 아니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몫을 다하는 것만이 스스로의 가치를 지키는 길이라는 사실 또한 이번 논란이 남긴 메시지다.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카메라 앞으로 돌아오듯 우리 사회 역시 개인을 낙인찍는 시스템의 속도보다 그들이 수행하는 성실한 태도의 무게를 먼저 살피는 균형이 필요하다. 결국 이름 뒤에 숨겨진 도리를 끝까지 수행하는 태도가 억측을 뚫고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는 근본적인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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