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기금 둔 지자체 전국 5곳뿐
전북·전남은 10억원 안팎 그쳐
지선 후보들 기금 조성 공약 잇따르지만
실제 운용 규모는 2년 새 반토막
안정적 수입원 없어 세수난 취약
6·3 지방선거를 보름 남짓 앞두고 주요 정당 후보들이 ‘기후대응기금’을 기후 공약의 핵심 재원으로 앞세우고 있지만, 정작 지방정부가 실제 운용하는 기금 규모는 2년 새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 기후대응기금이 융자금 회수나 특별회계 전입금 등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구조인 데다 지방세수 여건까지 악화하면서 지역 단위 탈탄소 정책의 지속가능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기후환경단체 녹색전환연구소가 전국 광역지자체 기후대응기금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시 기후대응기금 사업비 지출액은 2024년 501억원에서 2025년 314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2026년에는 296억원까지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2년 만에 약 41%(205억원)가 줄어 사실상 반토막 난 셈이다. 기후대응기금은 온실가스 감축, 기후취약계층 보호 등 지역 기후정책을 추진하는 데 쓰이는 핵심 재원이다.
경기도의 감소 폭은 더욱 컸다. 경기도 기후대응기금 지출액은 같은 기간 240억원에서 118억원으로 약 51%(122억원) 감소했다. 부산은 2025년 48억원에서 2026년 41억원으로, 전북은 12억원에서 7억5000만원으로 줄었다. 전남만 유일하게 1억원에서 4억3000만원으로 증가했다.
2022년 중앙정부가 약 2조원 규모의 국가 기후대응기금을 신설한 뒤로, 지방정부에서도 자체적으로 기금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현재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자체 기금을 편성한 곳은 서울·경기·부산·전북·전남 등 5곳에 불과하다. 세종시는 2024년 관련 조례를 제정했지만 아직 기금을 설립하지는 않았다.
6·3 지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은 기후대응기금을 지역 기후정책을 뒷받침할 정책 동력으로 삼겠다며 조성 규모와 사용처를 앞다퉈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는 2040년까지 1000억원 규모의 ‘인천형 기후대응기금’을 조성해 녹색기술 산업 육성 등에 쓰겠다고 약속했다. 정의당 강은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도 기후대응기금을 활용해 여수 석유화학단지 산업 구조 개편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문제는 공약과 현실의 간극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는 기후대응기금 자체가 없거나, 있더라도 편성 규모가 10억원 안팎에 그쳐 실질적인 정책 재원으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근본적 원인은 기금을 안정적으로 채울 뚜렷한 수입원이 없다는 점에 있다.
국가 기후대응기금은 온실가스 배출권 유상할당 수입을 주 재원으로 삼고, 교통·에너지·환경세의 7%를 전입받는 등 비교적 명확한 재원 기반을 갖고 있다. 반면 지역 기후대응기금은 융자금 회수나 타 회계 전입금 등에 기대는 구조다. 세입과 지출이 안정적으로 맞물리는 핵심 세원이 없는 셈이다.
서울시는 과거 기후대응기금에서 빌려준 돈을 돌려받는 ‘융자금 회수’를 주요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경기·전남·전북은 전체 기금 수입의 78~97%를 일반회계나 특별회계 전입금에 의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재정 여건이 나빠지면 기후대응기금도 함께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시 관계자는 “융자금 회수를 주된 재원으로 하고 있는데, 융자금 지출보다 회수 수입이 늦어지다 보니 사업비가 조금씩 줄어드는 측면이 있다”며 “아직 회수되지 않은 금액은 기금 채권으로 잡힐 뿐 당장 기금 재원으로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재정 여건 악화를 기금 확대의 한계로 꼽았다. 경기도 관계자는 “당초 매년 400억원씩 총 1200억원 규모로 기금을 조성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재정 여건이 어려워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지방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취득세가 건설 경기 침체로 줄어드는 등 일반회계에서 추가로 전입해 기금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역 기후대응기금이 제 역할을 하려면 국가 차원의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녹색금융을 연계하는 등 재원 조달 방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녹색전환연구소는 “중앙정부에 편중된 환경·에너지·교통 관련 세입을 지방으로 과감히 이전해 지역 기후대응기금의 핵심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며 “또 지방정부는 녹색채권과 같은 기후금융 수단을 적극 활용하고, 중앙정부는 지역 중심의 기후금융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재정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남정 전북연구원 전북탄소중립제원센터장은 “애초에 편성된 예산 규모가 작다 보니 지역에서 체감할 만한 영향력 있는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며 “국가 기후대응기금이 이미 운영되고 있는 만큼 우선 국가 기금 규모를 대폭 키우고, 그중 일부를 지자체에 지원하는 방식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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