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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정상회담서 ‘패싱’된 한반도 의제… 부담 가중된 ‘페이스메이커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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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욱·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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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페이스메이커’ 한계 “다자 채널 돌파구 필요”

트럼프 전략적 관심 중동에 집중
한반도 현안 후순위로 밀릴 우려
‘한국 중재·조정 역할’ 입지 좁아져
전문가 “차가운 평화 안정적 유지
한반도 긴장 관리 변화 모색해야”

19일 안동서 李·다카이치 정상회담
고향 방문 셔틀외교… 국빈급 예우

중국 베이징에서 14∼15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관련 의제가 사실상 협상 테이블에 배제되면서 북·미 간 대화를 축으로 하면서 한국 정부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이재명정부의 대북정책 구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적극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에도 북한은 거의 사라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부담 가중된 ‘페이스메이커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틀간 진행한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관련된 의견이 오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두 정상이 “중동 정세, 우크라이나 사태, 한반도 등 주요 국제·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라고 발표했다. 이 내용은 미국 측의 회담 결과 보도 자료에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에서 “시 주석과 북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김정은과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강력히 희망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시 주석을 만나 남북 교류 협력을 위한 역할을 당부하며 이번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이는 이란과의 전쟁에 대응하는 것이 미국 외교안보 정책의 우선순위를 차지하면서, 상대적으로 한반도 현안의 존재감이 약화되는 흐름에서도 비롯된 것이다. 중동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해협 위기 대응 등으로 미국의 전략적 관심이 중동에 집중되면서 한반도 의제가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본관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본관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청와대는 예상했던 바라며 큰 의미를 두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7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미 간 어떤 일이 생길 것이란 세간에 기대가 많이 있었지만 정부는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양국 정상회담 당시 합의한) 부산 컨센서스에 기초해 조금 더 진화하고 발전한 합의들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위 실장은 이날 “우리로 볼 때는 환영할,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은 이 대통령의 페이스메이커론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피스메이커’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현실화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페이스메이커 한국’의 중재·조정 역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외교가에서는 정부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넘어 현실적인 한반도 안정 관리 전략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는 이른바 ‘차가운 평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다자외교 채널을 적극 활용해 한반도 긴장 관리에 나서는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지금처럼 남북 간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는 유엔이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다자 소통 채널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월 13일 일본 나라현 정상회담장에서 소인수 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월 13일 일본 나라현 정상회담장에서 소인수 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정상, 상호 고향 방문

한편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19일 경북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1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현에서 이뤄진 정상회담 이후 4개월 만에 양국 정상의 상호 고향 방문이 이뤄지게 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 정상이 마주 앉는 것은 지난 1월 이 대통령의 나라현 방문, 앞선 지난해 10월 경주 에이펙 정상회의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이어 세 번째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국제 정세를 비롯한 여러 현안과 관련해 양국에 미칠 상호 영향에 대해 충분히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19∼20일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의 고향 안동을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국빈 방한에 준하는 예우로 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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