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너희가 행복하게 성장하길 바라고, 바른 생각과 행동으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리더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매년 제자들과 헤어지는 종업식 날, 대구동도초등학교 조성희 수석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건네는 편지의 마지막 문구다. 교육경력 25년. 강산이 두 번 넘게 변하는 시간 동안 대구 교육의 현장을 지켜온 그는 여전히 아이들의 이름을 부를 때면 눈가에 미소가 번진다.
제62회 스승의 날을 맞아 뉴시스는 대구 교육 현장에서 '아름다운 선생님'으로 선정된 조성희 수석교사를 만났다. 20여 년 전 초임 시절의 열정을 넘어 이제는 동료 교사들의 멘토이자 아이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 그에게 스승의 의미와 교육의 본질을 물었다.
◆"교사는 미성숙을 성숙으로 이끄는 안내자"
조성희 교사는 자신의 교육 철학을 '성장 지원'이라는 단어로 압축했다. 그는 교사의 역할을 "미성숙한 학생을 성숙하게 만드는 존재"라고 정의했다.
"학생 중에는 현재 조금 앞서가는 아이도 있고, 조금 부족한 아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모든 아이가 성장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 잠재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세밀하게 관찰하고 이끌어주는 것이 교사의 숙명이죠."
그는 학생들이 주도성을 가지고 창의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한다. 특히 비판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프로젝트 학습과 개념 기반 탐구 학습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아이들이 스스로 본질적인 가치를 깨닫고 그 배움을 자신의 삶으로 전이시키는 것이 진정한 배움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교실 문턱 낮춘 세상과의 만남…모두가 작가가 된 출판 기념회
조 교사의 수업은 교실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방과 후 '인문 독서 동아리' 등을 통해 학생들을 이끌고 세상 밖으로 나갔다. 법원 체험 학습부터 근대 골목 체험, 연극 관람까지 그 분야도 다양하다.
"법원을 방문해 판사님과 직접 대화하며 자신의 꿈을 묻고, 법복을 입어보며 미래를 상상하는 아이들의 눈빛은 교실에서 볼 때와 전혀 다릅니다. 엄마, 아빠와는 하기 힘든 이런 특별한 경험들이 아이들의 기억 속에 평생 남고, 그들의 세계를 넓혀주는 계기가 되죠."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는 지난해 5학년 국어 수업과 연계해 진행한 '학급 문집 만들기'를 꼽았다. 단순한 기록물을 넘어 100페이지가 넘는 정식 책으로 출판하고, 수성교 인근의 공간을 대여해 성대한 '출판 기념회'도 열었다.
"아이들 모두에게 '너희는 작가다'라고 말해줬습니다. 자신이 쓴 글을 낭독하고 서로 박수를 쳐주던 그 순간, 소심했던 아이도, 자신감이 없던 아이도 눈부시게 성장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세상과 마주하며 얻는 시너지는 그 어떤 교과서보다 강력한 교육적 힘을 발휘합니다."
◆마음 학기제로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을 보듬다
조 교사는 수업 전문성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데도 정평이 나 있다. 대구시교육청 '마음 교육 지원단'으로 활동하며 운영한 '마음 학기제'는 학생들에게 큰 변화를 가져왔다.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알아차리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부정적인 감정도 너의 감정이라는 것을 인정하되, 그것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전환할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죠. '나 전달법' 같은 소통 기술을 배우면서 아이들 사이의 관계가 몰라보게 좋아졌습니다. 학급 분위기가 밝아지니 학습 효율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더군요."
그는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했던 학생들이 마음 문을 열고 먼저 다가와 말을 건넬 때, 그리고 졸업 후에도 "선생님 덕분에 꿈을 찾았다"며 연락해 오는 제자들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힘든 시기, 동료 교사들과 함께 손잡고 가고 싶어"
최근 교육 현장은 녹록지 않다. 교권 침해와 복잡해진 민원 등 교사들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 25년 차 선배 교사로서 그는 동료들을 향한 따뜻한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그는 "교사라는 이름이 때로는 무겁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교사라는 직업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입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서로 존중하며 함께 성장해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동료 교직원들에게 "우리 함께 손잡고 갔으면 좋겠다. 때로는 힘들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후 꽃밭이 기다리고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함께 나아가자"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성희 교사는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이 자신의 강점과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곁에서 든든히 응원해 주십시오. 학교와 가정이 포용과 창의라는 가치 아래 한마음으로 움직일 때, 우리 아이들은 비로소 건강한 리더로 자라날 수 있습니다"라고 당부했다.
<뉴시스>뉴시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北 여자축구 응원단 논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5/14/128/20260514520101.jpg
)
![[기자가만난세상] ‘北 체제 존중’에 담긴 의미](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02/128/20260402520485.jpg
)
![[세계와우리] 지킬 의지 없는 국가는 시험당한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09/128/20260409521312.jpg
)
![[강영숙의이매진] 이름의 기원](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30/128/20260430520978.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