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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어만 보고는 모른다…러닝화 시장, 이제 ‘착용’보다 ‘체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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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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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화 선택 기준이 디자인과 브랜드에서 ‘내 발에 맞는지’로 옮겨가면서 유통업계 매장도 판매 공간을 넘어 체험 거점으로 바뀌고 있다.

 

무신사 제공
무신사 제공

12일 문화체육관광부 ‘2025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1회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생활체육에 참여한 비율은 62.9%로 전년보다 2.2%p 올랐다. 주로 참여하는 체육활동 가운데 ‘달리기(조깅·마라톤 포함)’를 선택한 비율도 2024년 4.8%에서 2025년 7.7%로 뛰었다.

 

스포츠 브랜드와 백화점, 패션 플랫폼은 러닝 수요를 잡기 위해 체험형 매장을 잇달아 열고 있다.

 

과거에는 신제품을 전시하고 착용감을 확인하게 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러닝화와 기능성 의류를 빌려 실제 코스를 달려볼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뉴발란스는 최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이크루즈 선착장에 러닝 체험 공간 ‘뉴발란스 여의도 런 허브’를 열었다. 러닝화와 기능성 의류를 현장에서 대여한 뒤 한강 코스를 직접 달려볼 수 있는 공간이다. 운영 기간은 6월14일까지다.

 

뉴발란스의 런 허브는 일회성 팝업에 그치지 않는다. 2025년 3월 북촌점을 시작으로 성수점, 대구 동성로점 등으로 체험 프로젝트를 넓혀왔다. 러너가 모이는 장소 가까이에 브랜드 거점을 세우고, 제품을 신어본 뒤 곧바로 달릴 수 있도록 동선을 짠 것이다.

 

무신사도 서울숲 인근에 ‘무신사 런 서울숲’을 열고 러닝화 트라이얼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브룩스러닝, 푸마, 아디다스 러닝화와 일부 러닝 의류를 대여할 수 있다. 이용자는 서울숲과 한강변 코스를 달린 뒤 착화감을 확인하고, 체험한 제품을 구매할 경우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아디다스는 서촌에 러닝 특화 팝업 공간을 마련했다. 경복궁과 서촌 일대 러닝 코스가 ‘고양이런’ ‘댕댕런’ 등으로 불리며 러너들 사이에서 공유되자, 지역 동선과 브랜드 공간을 연결한 것이다. 단순 매장이 아닌 러너들의 출발지이자 인증 장소로 기능하게 만든 셈이다.

 

체험형 공간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러닝화 가격대가 있다. 주요 러닝화는 10만~30만원대 제품이 적지 않다. 입문자에게는 가볍게 고르기 어려운 가격이고, 숙련 러너에게는 쿠션, 반발력, 안정성, 무게가 기록과 부상 위험에 직접 영향을 준다.

 

매장에서 잠깐 걸어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발볼이 맞는지, 착지 때 흔들림이 있는지, 3㎞ 이상 달렸을 때 발등 압박이 생기는지는 실제로 뛰어봐야 알 수 있다. 유통업계가 ‘착용’보다 ‘체험’을 앞세우는 이유다.

 

나이키도 체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오는 16일 대한축구협회 공식 파트너사로서 광화문광장에서 ‘런 투 로어’ 행사를 연다. 참가자들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달리는 ‘저지 런’ 형태로 진행되며, 현장에서는 신제품 ‘페가수스 42’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미즈노는 올해 초 창립 120주년을 맞아 ‘미즈노 페스타’를 열고 신상 러닝화를 신고 실내 트랙을 달려볼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서울마라톤을 앞두고는 레이싱화 ‘하이퍼워프’ 트라이얼 신청자를 모집하며 브랜드 기술력을 직접 경험하게 했다.

 

백화점도 러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에 ‘더현대 러닝 클럽’ 공간을 조성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러닝 부트 캠프’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백화점이 러닝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은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러닝화 구매는 단독 소비로 끝나지 않는다. 의류, 양말, 모자, 스마트워치, 에너지젤 등 주변 상품으로 확장된다. 러닝 클래스나 팝업 이벤트는 자연스럽게 재방문을 만드는 장치가 된다.

 

푸마도 최근 오픈한 스니커즈 특화 매장 ‘스니커 박스’에 러닝 트라이얼 존을 마련했다. 발 측정과 디지털 분석을 통해 러닝화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향후 러닝 클래스 등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의 관심은 결국 커뮤니티에 있다. 러너들은 제품만 사는 것이 아닌 코스와 기록, 사진, 모임을 함께 소비한다. 브랜드가 한강, 서울숲, 서촌, 잠실처럼 러너가 실제로 모이는 장소로 들어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스포츠 브랜드 관계자는 “러닝화는 신었을 때 편한 것과 실제로 달렸을 때 맞는 것이 다를 수 있다”며 “고객이 직접 뛰어보고 선택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은 구매 전 불안을 낮추고,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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