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 이뤄지면 엄중한 책임 묻길
국민 생명 걸린 사안… 정쟁 안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어제 언론 브리핑에서 호르무즈해협의 우리 선박 HMM 나무호에서 발생한 화재 및 파손 원인과 관련해 “미상의 비행체 2기가 1분 간격으로 나무호를 2차례 타격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어 “우리 정부는 나무호 등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정당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으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누가 공격을 가했는지에 대해선 “추가 조사를 통해 식별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을 아꼈다. 호르무즈 사태의 유동적인 상황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으로 풀이된다. 적절한 대응이다.
지난 4일 나무호 피격 사실이 처음 알려진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선박이 단독으로 행동하다가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 때문에 이란군이 한국 선박을 겨냥해 자폭 드론 또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렸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란의 공격 정황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하는 대신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는 동문서답을 내놓았다. 처음에는 ‘이란군의 공격’이란 취지로 보도했던 이란 현지 언론도 태도를 바꿔 침묵 모드에 돌입했다. 나무호 피격을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 이란의 셈법이 다른 상황이다. 우리로선 미국 등과 함께 호르무즈 자유항행을 촉구하면서도 이란과의 협상 채널을 가동해야 하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조사 결과 이란이 공격 주체인 것으로 드러난다면 사과와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하겠다. 트럼프가 한국에 군함 파병을 재차 요청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정부는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목표로 하는 국제적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되 군사 행동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이란을 직접 자극하지 않으면서 해상 통로의 안전을 도모하는 실무적인 기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일본 등 호르무즈해협 유관 국가들과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해외에 있는 우리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다. 공격을 당한 나무호를 비롯한 26척의 한국 선박이 여전히 호르무즈해협에 갇혀 있다. 정부가 이번 나무호 사태를 계기로 이란 정부와 담판을 해서라도 호르무즈해협에 있는 우리 선박들의 안전한 항행에 관한 확실한 보장을 받아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을 앞둔 여야에 나무호 피격을 정쟁의 소재로 삼지 말 것을 주문한다. ‘정쟁은 국경 앞에서 멈춰야 한다’는 불변의 원칙에 여야 지도자들이 충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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