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즌 연속·통산 29번째 승전고
플리크 감독, 부친상에도 지휘봉
선수들 똘똘 뭉치며 최강 단합력
레알, 사령탑·선수 잡음에 ‘자멸’
UCL 8강 등 2연속 ‘무관’ 굴욕
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 한지 플리크 감독은 1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스포티파이 캄 노우에서 열린 2025∼2026 프리메라리가(라리가) 35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와 라이벌 매치인 ‘엘 클라시코’를 앞두고 어머니로부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다.
한 시즌의 가장 중요한 일전을 앞둔 상황에서 플리크 감독은 이를 숨겨야 할지 팀에 알려야 할지 고민했지만 “선수들이 가족과 같다고 생각해 이야기했다”며 묵묵히 벤치로 향했다.
경기 전 양 팀 선수들이 검은 완장을 차고 출전했고 킥오프에 앞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그래도 큰 슬픔 속에서도 벤치를 지키는 감독의 모습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더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된 듯했다.
이날 바르셀로나는 홈팬들 앞에서 마커스 래시퍼드와 페란 토레스의 연속골을 앞세워 레알 마드리드를 2-0으로 완파했다. 이 승리로 바르셀로나는 30승1무4패(승점 91)를 기록하며 2위 레알 마드리드(24승5무6패·승점 77)와의 격차를 승점 14로 벌렸다.
이렇게 바르셀로나는 남은 3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라리가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바르셀로나의 2시즌 연속이자 통산 29번째 정상 등극이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1899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엘 클라시코에서 리그 우승을 확정하는 성과를 거뒀다. 엘 클라시코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맞붙는 스페인 프로축구 최고의 라이벌전이자 세계 축구를 대표하는 더비로 꼽힌다. 라리가 우승이 엘 클라시코 맞대결에서 결정된 것은 1931∼1932시즌 레알 마드리드 우승 이후 두 번째이자 94년 만이다.
이날 바르셀로나는 전반 9분 래시퍼드의 프리킥 선제골로 초반부터 주도권을 가져갔다.
공세를 늦추지 않은 바르셀로나는 전반 18분 토레스의 추가골까지 만들어내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장악했다. 왼쪽 측면에서 페르민 로페스가 올린 크로스를 다니 올모가 안토니오 뤼디거보다 한 발 앞서 감각적인 백힐 패스로 문전으로 연결했다. 이를 이어받은 토레스는 침착하게 공을 잡은 뒤 티보 쿠르투아의 키를 넘기는 정교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득점 직후엔 인상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세리머니 대신 벤치로 향했다. 래시퍼드와 토레스는 플리크 감독과 포옹하며 지도자의 헌신에 예우를 갖췄고, 관중석에서는 우승의 환호 대신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바르셀로나는 앞서 나간 이후에도 레알 마드리드를 압도하며 주도권을 이어갔고, 중원 압박과 빠른 전진 패스로 공격 기회를 계속 만들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좀처럼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결국 이대로 경기는 끝났다.
우승이 확정된 후 플리크 감독은 우승컵을 하늘에 들어 보이며 별세한 부친에게 기쁨을 전하는 듯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이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감정이 북받친 모습도 보였다. 또한 “힘든 경기였고, 오늘은 결코 잊지 못할 날이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이렇게 좋은 팀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결승골 주인공인 래시퍼드도 “플리크 감독과 그의 가족이 괜찮길 바란다”고 우승의 기쁨 속에서도 메시지를 남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바르셀로나와 라리가를 양분해온 명가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 내분으로 자멸하며 우승을 헌납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사비 알론소 감독을 선임했지만 시즌 초반부터 새로운 사령탑과 선수단 사이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결별했다. 이후 알바로 아르벨로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감독과 선수, 선수와 선수 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팀 핵심인 페데리코 발베르데와 오렐리앵 추아메니는 최근 훈련 과정에서 충돌하며 갈등이 불거졌고, 발베르데가 두개골 골절상을 당해 결장했다. 두 선수는 구단으로부터 각각 50만유로(약 8억6000만원)의 벌금 징계를 받는 등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과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16강에서 일찌감치 탈락하고 리그 우승마저 라이벌에게 내주며 두 시즌 연속 ‘무관’으로 시즌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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