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먹는 아침이 씹혔다
딱딱한 게 갑자기 버석거렸다 익은 감자, 훈제 달걀, 사과
어디에도 없는 녹지 않는 것
(중략)
입속에서 늙은 엄마나 입원한 삼촌이 나올까 봐
우물거리다 잠깐 멈췄다
뱉어낸 건 자판이었다
노트북에서 흔들거리던 ㅖ, ㅔ
누구도 거들떠보지도 않던
예와 에가 번갈아 짖어 대다
튀어나온 시간
소리 없는 아침 샐러드에
버무렸다
눈에 띄는 건 어울리지 않았다
입안이 쓰고 밥알이 버석거릴 때가 있다. 시 속 사람처럼 “늙은 엄마나 입원한 삼촌”을 근심할 때. 딱딱한 일상의 걱정거리들이 마음 깊은 곳에 하나둘씩 쌓여 갈 때. 우리는 대체로 그런 것들을 밖으로 내보이지 않으려 긍긍한다. 밥상 앞에 앉아서도 안간힘을 쓴다.
그럼에도 불쑥 입 밖으로 비어져 나오는 것들. ‘ㅖ’와 ‘ㅔ’ 같은, 미처 말이 되지도 못한 낱낱의 소리들. 시 속 사람은 이 두 모음을 가장 많이 썼던 모양인데, 이렇게 보니 ‘ㅖ’와 ‘ㅔ’는 비밀한 한숨 같기도 탄식 같기도 하다. 물론 이 또한 예의 안간힘으로 재빨리 숨긴다. “소리 없는 아침 샐러드”에 버무리고 만다.
잘 지내고 있다고, 이대로 괜찮다고 말하고 싶어서일까. 다른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이렇게 스스로를 누르고 다독이는 것으로 유지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라면…. 네모반듯한 모양으로 짐짓 정갈하게 손질된 것이.
박소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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