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한국 쇼핑이 면세점과 백화점 중심이었다면, 이제 외국인들의 발길은 골목 상권의 패션·뷰티·생활용품 매장으로 번지고 있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476만명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145만명, 일본인 관광객은 94만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카드 소비액도 전년 대비 23.0% 증가했다. 관광객이 늘어난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흐름이 뚜렷해진 셈이다.
이번 흐름은 일본 골든위크와 중국 노동절 연휴가 겹치며 더 선명해졌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 잠정 집계에 따르면 일본 골든위크 기간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11만2000명, 중국 노동절 연휴 기간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은 10만8000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일본은 52.9%, 중국은 29.9% 늘었다.
관광객이 몰린 곳은 전통적인 명동·홍대에만 머물지 않았다. 성수, 한남, 강남, 부산 서면 등 ‘사진 찍고, 입어보고, 바로 사는’ 상권으로 소비 동선이 넓어졌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 매장은 더 이상 물건만 사는 장소가 아니다. 한국 브랜드의 분위기, 가격, 포장, 매장 동선까지 함께 경험하는 여행 코스가 됐다.
무신사는 이번 황금연휴 수혜가 가장 뚜렷한 곳 중 하나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성수·홍대·명동·강남·한남·부산 서면 등 주요 관광 상권의 글로벌 특화 매장 12곳에서 외국인 고객 매출은 직전 주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성수 상권의 성장세가 특히 컸다.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점과 무신사 스토어 성수 편집숍의 합산 매출은 같은 기간 41% 이상 늘었다.
외국인 비중도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해당 기간 글로벌 특화 매장 12곳의 전체 매출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53%였다. 무신사 스토어 명동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외국인 고객에게서 나왔다.
무신사는 일본 패션 플랫폼 조조타운과 협업한 오프라인 프로모션, 일본 고객 대상 할인, 중국 관광객 대상 위챗페이 쿠폰 행사로 구매 전환율을 끌어올렸다.
CJ올리브영도 황금연휴 효과를 크게 봤다.
택스리펀드 전문업체 글로벌텍스프리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1~5일 올리브영 매장의 외국인 매출은 직전 주보다 27%, 전년 동기보다 44%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일본 관광객 매출이 전주 대비 74% 늘었고, 중국 관광객 매출은 35% 증가했다. 명동과 홍대 주요 매장에서는 개점 전부터 대기줄이 이어졌다.
올리브영N 성수 매장의 경우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외국인 고객에게서 발생했다. 구매 품목도 마스크팩에 머물지 않았다. 스킨케어, 이너뷰티, 웰니스 제품까지 장바구니가 넓어졌다.
일본 관광객은 기초화장품과 캐릭터 협업 상품, 이너뷰티 제품을 많이 찾았다. 중국 관광객은 픽서 등 메이크업 제품 구매 비중이 높았다.
소비는 지방으로도 번졌다. 올리브영 광주 타운과 대전 타운의 외국인 매출은 직전 주보다 각각 53%, 69% 늘었고, 청주 타운도 43% 증가했다.
아성다이소 역시 외국인 쇼핑 동선에 들어왔다.
다이소에 따르면 올해 4월 전체 매장의 해외카드 결제 금액은 직전달보다 60% 증가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60% 늘었다.
다이소의 강점은 가격이다.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간식, 화장품, 캐릭터 상품, 생활소품을 한곳에서 부담 없이 살 수 있다. 면세점처럼 큰돈을 쓰지 않아도 ‘한국에서만 산 물건’이라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K패션은 입어보는 경험으로, K뷰티는 즉시 써보는 경험으로, K생활용품은 가볍게 쓸어 담는 경험으로 소비된다. 한국 여행의 쇼핑 공식이 고가 브랜드 중심에서 생활 밀착형 매장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을 ‘인바운드 수출’로 본다.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와 국내 매장에서 결제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한국 브랜드와 상품을 해외 소비자에게 파는 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회성 특수에 그치지 않게 만드는 일이다. 외국어 안내, 즉시 택스리펀드, 모바일 결제, 캐리어 보관, 지역 상권 연계가 따라붙어야 재방문과 온라인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은 이제 유명 관광지만 찍고 돌아가지 않는다”며 “한국 사람이 실제로 사는 물건, 실제로 가는 매장을 경험하려는 수요가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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