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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생물다양성 복원은 생존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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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2일은 유엔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날이다. 이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인류가 지금까지 당연하게 누려온 자연의 기반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되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계기다. 생물다양성은 다양한 생물종과 유전자, 그리고 이들이 어우러진 생태계의 복합적인 풍요를 의미하며, 지구를 지금과 같이 안정적이고 생명 친화적인 공간으로 유지해 온 핵심 요소이다.

지구의 오랜 역사 속에서 생물들은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하고 산소를 만들어내며 환경을 변화시켜 왔다. 그 결과 형성된 오존층은 생명체가 육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고, 다양한 환경 속에서 수많은 종이 진화하며 오늘날의 생물다양성을 이뤄냈다. 즉, 생물다양성은 단순한 ‘자연의 다양성’이 아니라 지구 환경을 유지하는 근본적인 힘이다.

이창석 국립생태원장
이창석 국립생태원장

그러나 오늘날 이 소중한 기반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빠르게 훼손되고 있다. 도시 확장과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무분별한 자원 이용, 환경 오염, 그리고 기후변화는 생물다양성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는 생태계 전반에 걸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며, 기존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물다양성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의 식량은 다양한 생물종에서 비롯되었고, 앞으로의 식량 문제 해결 역시 새로운 생물자원의 발굴에 달려 있다. 의약 분야 또한 마찬가지다. 자연에서 유래한 물질은 인류의 건강을 지켜주는 중요한 자원이 되고 있으며, 부작용이 적은 생약 개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더 나아가 생물다양성은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하며 미래 기술 발전의 기반이 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태계가 제공하는 안정성이다.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환경은 외부 충격에 대한 회복력이 높고, 공기 정화나 수질 개선과 같은 생태적 서비스를 통해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인다.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쾌적함 역시 풍부한 생물다양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까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물다양성 감소를 막는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근본 원인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대응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시급한 과제는 생물다양성 성립의 기반이 되는 생태다양성의 회복이다. 산지, 하천, 호소와 바다에서 사라진 환경 요소를 우선 복원하여야 한다. 산지의 산자락을 비롯한 저지대, 하천과 호소의 수변구역 그리고 바다를 에워싸 보호하고 있는 갯벌, 염습지, 사구 그리고 그 너머의 배후습지가 그러한 요소에 해당한다. 그런 다음 복원된 생태계를 서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이 연결될 때 상위 포식자까지 품으며 생태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완전한 자연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어렵더라도, 최소한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복원하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 생물다양성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단순히 경제적 자원으로서가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지탱하는 공공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와 함께, 현명한 토지 이용과 지속가능한 개발이 병행될 때 우리는 비로소 자연과 공존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일은 곧 우리의 삶을 지키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창석 국립생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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