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만난 인연과 결혼하고도 이를 숨긴 회원에게 성혼사례금은 물론 그 3배에 달하는 위약금까지 물어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결혼식 직전 업체를 탈퇴했더라도 계약서에 명시된 사례금 지급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취지다.
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 방창현 부장판사는 최근 결혼정보업체 A사가 회원 최모 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최 씨는 A사에 4752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계약서에 명시된 성혼사례금 1188만 원과 위약금 3564만 원 전액을 인정했다.
◆ 탈퇴해도 의무 남는다… 법원 “계약 해지로 보기 어렵다”
최 씨는 2022년 9월쯤 가입비 528만 원을 내고 이성 만남 5회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A사와 계약을 맺었다. 당시 계약서에는 상견례나 결혼 날짜가 확정되면 2주 이내에 성혼사례금 1188만 원을 지급하고 이를 어길 시 3배의 위약금을 낸다는 조항이 포함되었다.
이듬해 1월 업체를 통해 만난 상대와 6월쯤 결혼한 최 씨는 업체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사례금도 내지 않았다. 뒤늦게 사실을 파악한 업체가 소송을 제기하자 최 씨는 “결혼 한 달 전 아버지를 통해 이미 탈퇴했으므로 돈을 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탈퇴 절차를 밟았더라도 기존 계약까지 합의로 해지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계약 당시에 ‘계약 기간 이후 성혼하더라도 사례금을 지급한다’는 약정이 있었다면 지급 의무는 면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위약금 3배는 정당하다… “성혼 사실 알기 어려운 특성 고려했다”
재판부는 3배에 달하는 위약금이 정당하다고 보았다. 성혼사례금은 업체가 제공한 서비스에 대한 후불적 성격의 대가이며 이를 강제할 수단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재판부는 “결혼정보회사는 회원이 직접 알리지 않으면 성혼 사실을 파악하기 매우 어렵다”며 “성혼 통지와 사례금 지급을 심리적으로 강제하기 위해 위약금 약정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 씨가 주장한 업체의 정보 과장이나 개인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판결에 불복한 최 씨는 현재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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