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아래로 새 한 마리가 내리꽂힌다 물속의 목표물을 향한, 저 송곳 같은 비행……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투신 같은, 그 고도의 집중이 만들어내는, 저 몸짓의 궤적…… 그것을 새라고 생각한 날 있었다 ‘살아 있음’이라고 명명한 날 있었다 마치 무한 심연 같은, 물속에서 불확실성으로 어른거리는 것들…… 물속에 잠긴 나뭇잎의 그림자 같은 것들…… 그것이 비록 번민일지라도 고통일지라도, 그 목표물을 향해, 그렇게 일말의 주저도 없이 투신하는, 그 몰아의 순간이……, 새라고 상상한 날 있었다 마치 전율이듯 전신에서 물방울을 튕기며, 살아, 퍼덕이는 물고기를 물고 수면 위로 솟구쳐 오르는
그 빛나는 순간이……
몰아(沒我)란 자기를 잊는 상태라고 한다. 시에서 이야기하듯 고도의 집중과도 같은 상태. 시인은 그것을 ‘새’라 이른다. 새가 물속의 어떤 목표물을 향해 투신하는, 부리를 내리박는 모습과 꼭 같다고 여긴다. 그런 것이야말로 ‘살아 있음’이라 명명한다. 어떤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주저 없이 나아가는 일. ‘새=살아 있음’이라는 시인의 등식이 소박한 듯하면서 날카롭다. 당신은 과연 그렇게 살고 있는가, 살아 있는가, 하는 물음이 시 아래 차가운 물처럼 흐르고 있다.
살아 있다는 말에 깃든 빛을 떠올리며 뭉그적대기만 한 생활을 문득 반성한다. 고단하다는 핑계로 지난 몇 달간 나는 내 삶을 얼마나 소홀히 했는지……. 때로 ‘새’는 내가 나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최선의 선물인지도 모르겠다. 대단한 경지에 도달하고자 하는 욕심이 아니라 하루하루 열중하자는 약속. 자기를 잊는 동시에 자기를 지키는 일.
박소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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