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핸들 제조 DH오토리드
이동봇 두 대, 단순 업무 대행
1개 완성 7시간→6시간30분
“감원? 현장 모르고 하는 소리”
업무 부담 줄고, 되레 고용 창출
인간의 데이터 판단력 더 중요 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에서도 감원하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중소기업 현장을 모르는 말이지요.”
자동차 핸들을 제조하는 DH오토리드의 이석근 대표는 20일 ‘피지컬 인공지능(AI) 투입을 앞두고 직원 반발은 없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DH오토리드는 지난해 9월 과기부의 피지컬AI 사전검증사업에 참여한 실증기업 3곳 중 한 곳이다. 자율주행이동로봇(AMR) 두 대를 투입한 지 4개월째가 됐다.
이 대표는 생산성 향상에 큰 만족을 표했다. 공정에서 작업시간(리드타입)이 대폭 줄어 생산성이 기존 대비 7.4% 개선됐기 때문이다. 자동차 핸들 하나를 만드는 데 그간 7시간이 걸렸다면, 지금은 6시간30분으로 30분가량이 단축된 셈이다.
DH오토리드는 2017년 경기도 화성에서 전주로 사업장을 옮겼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생산 물량이 늘어나 넓은 부지가 필요했다. 7200평 대지로 옮겨왔지만 문제는 ‘사람’이었다. 수도권을 벗어나면서 일손 부족을 절감했다.
피지컬AI ‘카이로스’는 돌파구가 됐다. 카이로스는 카이스트가 만든 AI 무인공장 플랫폼이다. 로봇, 운영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100% 국내 기술로 구축됐다는 특징이 있다.
이 대표는 “살길은 자동화뿐이어서 스마트공장 구축에도 전력을 다했고, 지난해 9월 과기부에 신청한 것도 이 때문”이라며 “피지컬AI가 숨통을 틔워줬다”고 했다. DH오토리드를 포함해 전북에 있는 동해금속, 대승정밀도 실증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정부는 올해부터 5년간 약 1조원 규모로 사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무인 자율공장, 이른바 ‘다크 팩토리’다.
이날 공장에서 만난 카이로스는 휴머노이드 형태가 아닌 AMR로 피지컬AI를 떠올렸을 때 상상하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앞서 1월 현대차가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박람회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관절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섬뜩함을 안겼다. 이에 반해 AMR은 ‘장비’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공정에서 작업이 끝난 자재를 다음 공정으로 자동 이송하고, 필요한 자재를 적시에 공급하는 과정을 반복 수행한다.
경영진뿐 아니라 현장 직원들의 만족감은 크다. 이 회사의 황재한 생산관리팀장은 “공정 연결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동시에 공정이 끊기지 않게 흐름을 이어준다. 작업자들이 느끼는 업무 부담도 많이 줄었다”며 “기존 직원들은 품질 관리나 이상 대응처럼 더 중요한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현장 수요 높은데 갈 길 멀어”
중소기업계와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피지컬AI 투입에 관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시각차는 분명하다. 현대차와 같은 대기업은 노조 반발을 리스크로 여기는데,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타개할 해법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김대식 DH오토리드 상무는 이 같은 간극을 “중소기업은 ‘필요성이 크지만 접근이 어려운 단계’, 대기업은 ‘적용할 수 있는 확산 모델을 만드는 단계’”로 규정했다.
경남 창원에서 직원 55명 규모의 자동차 부품공장을 운영하는 김모씨도 “피지컬AI 수요는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피지컬AI는 상시 부족한 인력을 대체할 방안”이라며 “걱정되는 점은 이마저도 운영할 인원이 필요해 도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 업체는 2017년부터 산업용 로봇을 도입해 현재 32대의 스마트 절삭 장비인 머시닝센터(MCT)를 돌리고 있다.
생산직 250명 중 15명이 외국인 직원인 DH오토리드 역시 마찬가지다. 김 상무는 “외국인 채용은 일손 부족에 따른 고육책”이라며 “중소기업 제조 현장은 구인난이 심해 자동화로 업무 부담을 줄이는 게 최대 과제”라고 강조했다. 피지컬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일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기술이라는 주장이다.
양찬회 중소기업중앙회 전무이사는 “자산 총액 5조원 미만 중견기업으로 국한해 봐도 피지컬AI를 본격 투입했다는 곳은 아직 없다”며 “피지컬AI 도입으로 품질 불량을 줄이면 납기 준수도 편해지고 생산성도 오를 것이기 때문에 수요는 높지만 아직은 비용 문제로 현장에 안착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공존하는 낙관·비관론
‘공장 안 AI’를 바라보는 시각은 이처럼 일자리 대체와 생산성 향상으로 양분된다. 둘 중 어디에 더 주목하느냐에 따라서 낙관과 비관으로 나뉘게 되는 셈이다.
장영재 카이스트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생산성에 더 주목한다. 그는 “새 패러다임에 맞추고 적응하는 과정에서 고용이 창출되는 것”이라며 “한국에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큰 배경은 자동화에 따른 인력 대체가 아닌 기업들이 해외에 더 투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방형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일자리 대체 효과보다 생산성 향상이 더 클 것으로 본다. 그는 특히 “한국은 수출 비중이 높은 나라여서 생산성 향상에 따른 효과가 다른 나라보다 크다”고 짚었다. 또 유럽이나 미국처럼 불법 이민자 비중이 작기 때문에 피지컬AI가 대체하기 쉬운 단순 반복작업 대체율도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직무 전환·재설계와 같은 직업훈련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데에는 산업 현장과 학계에서 이견이 없다.
김 상무는 “공장 안에서 공정 흐름을 전체적으로 보는 능력,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는 역량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단순 작업 중심에서 운영·관리·판단 중심 구조로 바뀔 것”이라고 했다. 방 위원은 “화력발전소에서 단순 반복작업을 하던 사람이 몇 개월 교육받는다고 해서 네이버 개발자로 취업할 순 없다”며 “저숙련과 고숙련 직업 간 기술 격차로 업종·직무별 이직이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부와 산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헌혈 한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26/128/20260426510497.jpg
)
![[특파원리포트] 대만해협에 출몰한 ‘시모노세키 망령’](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26/128/20260426510505.jpg
)
![[구정우칼럼] 늑구의 귀환에 안도할 수 없는 이유](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26/128/20260426510480.jpg
)
![[심호섭의전쟁이야기] 설마리 전투의 전술적 패배와 작전적 승리](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26/128/20260426510485.jpg
)






![[포토] 장원영 '뒤태도 자신 있어요!'](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24/300/20260424502527.jpg
)
![[포토] 박보검 '심쿵'](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24/300/20260424502538.jpg
)
![[포토] 김고은 '해맑은 미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24/300/2026042450255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