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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다시 옥죄는 이란… 핵협상 스텝 꼬이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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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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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나포에 해협 통과 1척 불과
트럼프 역봉쇄카드 사실상 무력화
이란 중앙은행에 통항료 첫 예치도

美, 내부 혼란 속 세 번째 항모 증파
“기뢰 설치하는 모든 배 즉각 격침”

이란 전쟁이 개전 두 달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략은 꼬여만 가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의 ‘역봉쇄’라는 도박을 했음에도 2차 종전 협상 결렬 이후 이란의 호르무즈 통제력이 급속히 회복되고 있는 데다 핵 협상까지 원하는 성과를 얻어내기 힘든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 여기에 전쟁 중 해군 장관까지 경질되는 등 미 국방부 내부의 혼란만 드러나고 있다.

총 메고 복면 쓰고… 선박 올라타는 이란군 이란 군인들이 22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에서 민간 컨테이너선을 나포하기 위해 배에 오르고 있다. 이란 국영TV 캡처, 로이터연합뉴스
총 메고 복면 쓰고… 선박 올라타는 이란군 이란 군인들이 22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에서 민간 컨테이너선을 나포하기 위해 배에 오르고 있다. 이란 국영TV 캡처, 로이터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금융정보 업체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데이터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전쟁 전 하루 평균 130척에 달했던 호르무즈해협의 통행 선박 수는 지난 21일 단 1척으로 급감했다. 22일 이란이 상선 2척을 나포하며 무력행사에 나서자 대부분 선박이 통과를 포기했다.

 

미군도 해역 봉쇄를 강화했다. 미 국방부는 23일 인도양에서 이란 석유를 운반하던 유조선 마제스틱 X호를 나포했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은 중국 저우산(舟山)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이로써 미국이 나포한 이란 선박은 총 3척이 됐다.

 

미국은 무력 충돌이 재개될 가능성에 대비해 중동 지역에 세 번째 항공모함도 증파했다. 23일 CNN 방송은 미 국방부가 웹사이트에 공개한 사진을 토대로 항공모함 조지 H W 부시호가 지난 21일부터 인도양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은 군용기 수십대를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더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 해군에 호르무즈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는 모든 선박을, 아무리 작은 배라 할지라도 격침하라고 명령했다”며 “주저해서는 안된다”고 23일 강조했다. 이어 “우리 기뢰 ‘제거함’들이 해협을 정화중이다. 이에 해당 작전을 계속하되, 그 규모를 3배로 확대할 것을 명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란군 고속정이 선박에 접근한 뒤 사다리를 대고 올라가는 모습.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허가를 받지 않고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가려던 상선 2척을 나포했다고 밝힌 뒤 이란 국영 방송을 통해 해당 영상을 공개했다. 이란 국영TV 캡처, 로이터연합뉴스
이란군 고속정이 선박에 접근한 뒤 사다리를 대고 올라가는 모습.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허가를 받지 않고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가려던 상선 2척을 나포했다고 밝힌 뒤 이란 국영 방송을 통해 해당 영상을 공개했다. 이란 국영TV 캡처,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해상에서 전방위적인 압박을 펼쳐오고 있지만 이란이 종전 협상과 미국의 역봉쇄로 잠시 잃었던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려면 이란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프레스TV 등 이란 현지 언론은 23일 ‘호르무즈해협 통항료’가 처음으로 이란중앙은행에 예치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호르무즈해협 기뢰 위험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과 주변에 20개 이상의 기뢰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부설된 기뢰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6개월이 걸리고, 제거 작전은 이란 전쟁이 끝난 뒤 가능하다고 하원 군사위원회에 보고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통제력을 가지고 있는 한 양국 간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의 협상력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이란은 호르무즈를 협상 지렛대이자 장기적 억지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엑스(X)에 “완전한 휴전은 해상 봉쇄와 세계 경제를 인질로 잡는 행위가 중단될 때만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과의 핵 협상 구도도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미국 더힐은 이란과의 핵 관련 협의가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핵 합의인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OPA)보다 “훨씬 더 나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현재 협상 여건은 오히려 더 까다로워졌다고 평했다.

 

가장 큰 이유는 협상의 출발선 자체가 뒤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JCPOA 당시 이란은 우라늄 농축도를 4% 이하로 제한하고, 비축량의 98%를 줄이기로 합의했지만 지금은 이란이 60%까지 농축된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무기급으로 여겨지는 90%에 훨씬 가까운 수준이다. 미국 진보성향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CAP)의 앨리슨 맥매너스는 “훨씬 더 뒤로 물러난 자리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JCPOA보다 더 나은 합의를 얻어낼 수 있을지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깊어진 불신도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체제를 유지하고, 호르무즈해협 통제력까지 가지면서 미국의 압박이 이란의 핵 개발을 가속하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전쟁 중 존 펠란 해군 장관이 해임되며 오히려 미국의 내부 혼란상만 드러났다. 지난 2일 랜디 조지 육군 참모총장이 경질된 지 20여일 만에 군 고위직이 또 교체된 것이다. 숀 파넬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엑스에 “훙 카우 해군 차관이 장관 대행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군 장관은 해군부의 ‘문민 수장’으로, 현장 지휘자는 아니지만 이란 전쟁에서 역봉쇄 등 핵심적 역할을 해온 해군의 수뇌부 인사가 물러났기에 배경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NYT 등은 펠란 장관이 ‘황금 함대’ 추진 주도권을 두고 지휘 체계상 상관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갈등을 빚어왔다고 전했다.

 

한편 이란에 파견된 정병하 외교부 장관 특사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과 전날 만나 호르무즈해협 내 우리 선박과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고 23일 외교부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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