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 앉은 사람은 책상 앞에 앉아서 운다.
골목으로 사라진 사람은 골목 뒤에 숨어서 운다.
대로변에 나와 있는 사람은 대로변인지도 모르고 운다.
다 울고 나면 울지 않는 사람만 남는다.
여기가 어디라는 것도 그때서야 분명히 안다.
달라진 것은 없다. 책상 앞에 앉은 사람은
책상 앞에서 골목으로 사라진 사람은
골목 뒤에서 대로변에 나온 사람은
대로변에 서서 그 자리에 있다.
잠깐 잠이 든 것처럼 멍하니 있다.
달라진 것은 없다.
지나가는 사람이 서 있다가 지나갔다.
그를 두고 갔다.
우는 일은 어쩐지 부끄럽고 어색하다. 경상도 사투리로 ‘쭈글시럽다’라는 말이 있는데, 꼭 그렇다. 그럼에도 그만둘 수가 없다. 때로 책상 앞에서 울고 길을 걷다가 운다. 잠에 들 때나 잠에서 깰 때 불현듯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
지난 일요일 밤에는 버스 정류장에 앉아 소리 없이 우는 사람을 봤다. 떨어지다 만 꽃이 그의 머리 위에서 살랑이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더 환한 꽃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쉽사리 떨치지 못하고 자꾸만 흘깃거렸다. 혹여 울음에 방해가 될까 조금 멀찍이 떨어져 서면서. 이어폰을 꺼내 꽂으면서. 우는 사람에게는 어떤 위의(威儀)가 서려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던 것도 같다.
다 울고 나면 그 또한 스스로가 쭈글시럽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달라진 것 하나 없이, 그저 익숙한 번호의 버스를 잡아 탈지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방금 전 한 다발의 울음이 그를 통과했다는 것. 자기 자신을 향한 그토록 정결한 몰입의 순간이 있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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