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비롯해 해외에서 법의 공백을 예술적으로 시각화해 찬사를 받아온 법학도 출신 작가 박다인이 조국의 가장 긴박한 헌법적 상처였던 12·3비상계엄 사태를 예술적으로 치유하기 위해 소금을 든다.
22일부터 서울 인사동 코트갤러리에서 예술적 방식을 통해 법의 정신 회복을 기원하는 박 작가의 전시 ‘소금의 기도’가 열린다. 전시는 5월1일까지. 이번 전시는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 사태가 남긴 집단적 트라우마를 응시하는 퍼포먼스 영상 ‘소금을 치다 Casting Salt’를 비롯한 3개의 퍼포먼스 영상과, 이를 시각적으로 그린 회화 ‘소금의 기도’ 시리즈 40여 점이 전시된다.
먼저 퍼포먼스 영상 ‘소금을 치다’는 흰 무명 한복을 입고 한겨울에 버선발과 맨발로 상처 입은 작가가 ‘헌법적 치유자’로서 소금을 던지며 침묵을 강요당한 헌법 정신을 깨우는 정화의 세례를 펼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함께 전시되는 시리즈는 작가의 퍼포먼스를 회화적으로 담은 작품들이다. 소금은 물리적으로 연약하게 흩어지지만 침식의 기록은 강렬하다는 점에서 끈질기게 살아남는 민주주의의 회복력에 대한 질료적 증거이자 원대한 염원이라는 분석.
작가는 이번 퍼포먼스와 회화 작품을 통해 이성적 법리가 닿지 못하는 헌정적 파열의 지점에서 법의 정신을 소생시키려 시도한다. 결국 작품들은 성문화된 법전의 활자적 한계를 이탈해 권력의 맹목적 폭력에 유린당한 ‘헌법적 삶’의 파편들을 맨발로 수습하는 순례의 기록이라 할 수 있겠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박다인은 동경예술대로 진학해 석사 졸업작품 ‘정당방위: 공격인가 방어인가 2018’를 통해 유엔 헌장과 국제법상 자위권 조항의 남용을 비판적으로 시각화해 호평을 받았다. 사치 갤러리·캠든 아트 센터 서머 레지던시 등에서 브렉시트 국면의 법적 한계를 다룬 작업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런던대 슬레이드 미대와 법대의 ‘민주적 입헌주의를 위한 글로벌 센터’에서 헌법과 미술의 접점에서 헌법을 시각화하는 프로젝트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리하여 박다인의 전시는 우리들에게 물을 지도. 헌법이 유린당한 이후 예술은 어떻게 헌법을 지키는 마지막 성소가 될 수 있을까,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정의와 헌법의 얼굴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부실 우려 ‘여수 섬 박람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23/128/20260423520391.jpg
)
![[기자가만난세상] 숫자로 보는 전쟁](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11/128/20251211519591.jpg
)
![[삶과문화] 함께 있었던 음악](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3/19/128/20260319520629.jpg
)
![응원봉 아래서 만난 이웃 [이지영의 K컬처 여행]](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23/128/20260423515445.jpg
)







![[포토] 언차일드 이본 '냉미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21/300/20260421511756.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