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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커플의 도촬은 시작일 뿐… 끝은 파국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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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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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성난 사람들 시즌2’

영상 협박 대가 얻으며 사태 파장
결국 통제불능 상태 치닫는 서사
계급·세대·문화적 갈등 다뤄

윤여정, 클럽 소유주 억만장자 役
송강호와 20살 차 부부호흡 ‘강렬’
韓·美 넘나드는 무대 변화도 주목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 시즌2가 지난 16일 공개됐다. 전작을 이끈 주연 배우 스티븐 연과 앨리 웡이 빠졌지만 작품을 지탱하는 에너지는 여전히 탄탄하다. 이성진 감독은 뛰어난 배우진을 새로 꾸려 사소한 사건이 통제불능의 혼란으로 번지는 구조를 다시 세웠다. 인간 혐오의 농도는 짙어졌고 계급 충돌과 세대 갈등, 문화적 균열이 중첩되며 서사는 더욱 확장됐다.

◆자본이 잠식한 관계의 균열

이야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테시토 인근 고급 컨트리클럽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총지배인 조시(오스카 아이작)는 VIP 고객의 비위를 맞추는 능력으로 자리를 지켜온 인물이다. 어느 밤 조시와 아내 린지(캐리 멀리건)가 벌인 폭력적인 부부싸움을 컨트리클럽 말단 직원 커플이 촬영하며 사건이 시작된다. Z세대 커플 오스틴(찰스 멜튼)과 애슐리(케일리 스페이니)는 이 영상을 협박과 거래수단으로 활용해 의료보험과 승진을 얻어낸다. 이 사건은 곧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여기에 컨트리클럽 소유주인 한국인 억만장자 박 회장(윤여정)이 개입하며 판은 더 커진다. 막대한 부를 쥔 권력자인 그는 남편이자 성형외과 의사인 김 박사(송강호)가 일으킨 문제로 위기를 맞는다.

작품은 선악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흐린다. 인물들의 윤리는 상황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쉽게 뒤집히고, 부부와 커플의 애정관계는 자본의 압력 속에서 위태롭게 변질된다. 협박과 배신, 횡령과 죽음이 얽히며 서사는 끊임없이 증폭한다. 연대의 가능성은 번번이 무너지고, 인물들은 스스로 구덩이를 파고 파멸을 향해 나아간다.

Beef. (L to R) Carey Mulligan as Lindsay Crane-Martin, Matthew Kim as Woosh in episode 202 of Beef. Cr. Courtesy of Netflix © 2026
Beef. (L to R) Carey Mulligan as Lindsay Crane-Martin, Matthew Kim as Woosh in episode 202 of Beef. Cr. Courtesy of Netflix © 2026

◆서울로 향한 파국의 무대

윤여정과 송강호는 조연급 비중이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다. 김 박사가 일으킨 사건은 모든 주인공을 서울로 불러모으고,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긴장감 넘치는 마지막 대결이 펼쳐진다.

특히 한국 관객들에게는 낯선 조합이 주는 즐거움도 크다. 송강호는 수많은 영화에서 보여온 ‘생존형 가장’ 이미지를 벗고 20세 연상 아내와의 관계에서 철없지만 매력적인 연하남으로 변주된다. 한국 영화 문법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조합이 이질적 쾌감을 자아낸다.

한국계 어머니를 둔 배우 찰스 멜튼의 존재감도 두드러진다. 그는 극 중에서도 한국계 인물 오스틴 역을 맡아 후기 자본주의의 압박에 대한 궤변을 늘어놓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김정은을 두고 ‘BTS 멤버냐’고 묻거나, 조시의 횡령 서류에 쓰인 단어를 어설프게 의심하는 설정은 현실 경험이 부족한 Z세대를 적확하게 대변한다. 밀레니얼 세대 조시·린지 커플도, Z세대 오스틴·애슐리 커플도 점점 줄어드는 파이를 두고 피 터지게 다투면서도 박 회장과 같이 권력을 독점한 기성세대에는 맞서지 못한 채 종속되는 모습을 보인다.

혼성그룹 카드(KARD) 멤버 비엠(BM)은 핫한 테니스 코치 ‘우시’ 역으로 등장해 김 박사가 운영하는 서울 성형외과로 캘리포니아 상류층 여성고객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시의 운명 역시 최종적으로 박 회장의 영향력 아래 있다.

인물들은 끊임없이 동맹을 바꿔 가며 서로를 괴롭히고 무너뜨린다. 비밀이 드러날 때마다 관계는 재편되고 연인과 동료는 적과 아군을 오간다. 공통의 적 앞에서는 일시적으로 손을 잡지만 이내 균열이 다시 발생한다.

클라이맥스인 김 박사의 성형외과를 무대로 한 액션은 박찬욱 영화의 몇몇 장면을 연상시키고 어두운 방향으로 치닫는 인간 군상은 봉준호의 ‘기생충’ 같은 반자본주의 스릴러를 떠올리게 한다. 멜튼은 지난 7일 한국 언론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이성진 감독은 박찬욱, 봉준호 감독의 예술적인 아들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즌 2를 끝까지 보면 그 평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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