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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14억 있어야 된다”…청약통장 26만명 이탈, 집 사는 공식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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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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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84㎡ 분양가 18억원대 속출…수요자 감당 한계
대출 규제에 자금 4억원대 묶여…현금 부담 급증
수도권 이탈 비중 61.4%…당첨 포기 확산되는 시장

“현금 14억 있어야 된다네요…당첨이 돼도 문제입니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5개월 새 26만명 감소하며 ‘당첨 이후 자금 부담’이 시장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게티이미지
청약통장 가입자가 5개월 새 26만명 감소하며 ‘당첨 이후 자금 부담’이 시장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게티이미지

모델하우스 상담석, 계산기 화면에 찍힌 숫자가 멈춘다. 15년 무주택으로 쌓은 가점보다, 지금 필요한 건 ‘현금’이었다.

 

전용 84㎡ 분양가 18억원. 고가 주택 대출 규제(LTV 제한 등)로 실제 조달 가능한 금액은 약 4억원 수준에 묶인다. 단지와 개인 조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부 고가 분양 단지 기준으로는 나머지 약 14억원을 자력으로 마련해야 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청약은 더 이상 ‘당첨되면 끝’이 아닌, 그 이후 자금이 검증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가점 경쟁에서 자금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흐름이다.

 

청약통장을 깨는 사람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때 ‘로또’로 불리던 청약 시장의 공식이 흔들리는 장면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2026년 3월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는 2605만192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2631만2993명)과 비교하면 약 5개월 사이 26만1064명이 줄었다. 단기 흐름에서도 감소세가 뚜렷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도권에서만 61.4% 이탈…핵심 수요지부터 흔들렸다

 

이탈 흐름은 특히 수도권에 집중됐다. 전체 감소 인원의 61.4%가 서울·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전체 감소의 절반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서울에서만 6만6400명, 경기·인천에서 9만3902명이 통장을 해지했다.

 

핵심 수요지에서 먼저 이탈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단순 감소를 넘어 ‘시장 신뢰 약화 신호’로 해석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처럼 “일단 당첨되고 보자”는 접근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분위기다.

 

수요자들이 등을 돌리는 이유는 결국 가격이다. 서울 일부 신규 분양 단지에서는 전용 84㎡ 기준 17억~18억원대 분양가가 등장했다. 이른바 ‘국민평형’ 가격이 18억원대까지 올라선 셈이다.

 

고가 주택 대출 규제가 유지되면서 실제 조달 가능한 자금은 크게 제한된다. 이 경우 분양가의 상당 부분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수억원이 아닌 10억원을 넘는 현금을 직접 준비해야 하는 구조다.

 

일반적인 가계 소득 수준으로는 진입이 쉽지 않은 가격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약은 기회가 아니라 ‘자금 검증 시험’에 가까워지고 있다.

 

◆“당첨보다 자금”…시장 구조 자체가 바뀌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수요자들은 통장을 해지하거나 전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당첨 이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당첨 가능성보다 자금 조달 가능성이 먼저 검증되는 구조”라며 “실수요자 중심이라기보다 자금 여력 중심 시장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청약 시장이 ‘가점 경쟁’에서 ‘자금 경쟁’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게티이미지
청약 시장이 ‘가점 경쟁’에서 ‘자금 경쟁’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게티이미지

지금 선택 하나가 3년 뒤 전세 계약서가 될지, 등기부등본이 될지 갈리는 순간이다. 상담을 마친 남성은 분양 카탈로그를 덮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시장에서 ‘당첨’은 더 이상 끝이 아니다. 시작일 뿐이다. 그리고 지금은, 가점보다 통장 잔고를 먼저 확인하는 시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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