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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개방 기대 커지지만…‘기뢰 제거 전쟁’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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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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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협 통행 재개 기대 속 기뢰 제거 작전 본격 검토
이란, 해협 곳곳 기뢰 부설 능력…위치도 불분명
독일·일본도 참여 가능…휴전 유지가 최대 변수

이스라엘과 이란이 10일간 휴전에 합의하고, 이란과 미국도 2차 종전 협상을 위한 물밑 조율에 속도를 내면서 중동 정세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세계 경제의 병목으로 지목돼온 호르무즈해협의 통행도 재개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그러나 선박이 안심하고 오갈 수 있는 ‘안전한 통행’ 확보까지는 또 다른 고비를 넘어야 한다. 해협 곳곳에 부설된 기뢰를 제거하는 작업이 상당한 시간과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호르무즈해협.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위해 기뢰 제거 작전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작전은 매우 어렵고 위험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란은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대형 함정 대부분을 잃은 뒤에도 소형 함정을 동원해 호르무즈해협 곳곳에 기뢰를 부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통행료를 지불하는 선박에만 통항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해협을 사실상 봉쇄해왔다. 문제는 현재 해협에 기뢰가 얼마나, 어디에 깔려 있는지조차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뉴욕타임스(NYT)에 이란 당국도 자국이 부설한 기뢰의 정확한 위치를 모두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자체적으로 제거할 능력도 부족하다고 전했다.

 

이란이 배치한 기뢰는 과거의 재래식 접촉식 기뢰보다 훨씬 까다로운 최신형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주로 운용하는 기뢰는 ‘마함3’와 ‘마함7’ 두 종류인데, 기존 기뢰가 선체와 물리적으로 접촉해야 폭발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들 기뢰는 자기장과 음향을 감지하는 센서를 통해 선박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탄두를 폭발시키는 구조다. 마함3는 최대 수심 100m에서 사용할 수 있는 300㎏급 고정식 기뢰이고, 마함7은 220㎏급 원뿔형 기뢰로, 해저에 가라앉은 채 소나 탐지를 피하도록 설계됐다. 가디언은 기뢰는 적은 수만으로도 주요 항로를 봉쇄할 수 있으며, 일부는 일정 수의 선박이 지나간 뒤 폭발하도록 설정할 수 있어 불확실성과 위협을 더욱 키운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해협 근처 걸프만의 화물선들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 근처 걸프만의 화물선들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기뢰는 비교적 쉽고 빠르게 설치할 수 있지만, 제거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가디언은 “기뢰는 부설하기는 쉽지만 제거는 힘들고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해협에 실제로 기뢰가 부설된 구역은 상당히 넓을 수 있다. 특히 유인 소해함은 적대 행위가 재개될 경우 손쉬운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방안으로는 무인 기뢰 탐지·제거 체계가 거론된다. 잠수정 형태의 기뢰 탐지기 ‘나이프피시’, 고속정 형태의 무인 기뢰 대응 체계, MH-60S 헬리콥터에서 소나 장착 수중 장비를 투입해 기뢰를 탐지·파괴하는 공중 기뢰 제거 시스템 ‘아처피시(AN/ASQ-235)’ 등이 대안으로 꼽힌다. 다만 무인 시스템을 활용하더라도 이를 발사하고 통제할 미군 함정이나 항공기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작전을 지휘해야 하기 때문에, 휴전이 깨질 경우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란이 여전히 상당한 수준의 기뢰 부설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작전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가디언은 이란이 소형 함정과 기뢰 부설함 등 관련 전력의 80~90% 이상을 보유하고 있아면서 “전쟁이 이어질 경우 추가로 기뢰를 설치할 역량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국제법적 쟁점도 복잡하다. 국제해양법은 국제 해협의 무해통항을 차단하기 위한 기뢰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란은 해협 일부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모두 1994년 유엔해양법협약 당사국이 아니어서, 이란이 기뢰 위치 정보를 미국에 제공할 법적 의무가 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가디언은 “현재 미국이 자체적인 군사 봉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이란이 교전 상대인 미국에 기뢰 위치를 상세히 공개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은 기뢰 제거 작전 참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이날 독일 연방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 제거와 해상 정찰 임무에 참여할 준비를 갖추고 있으며,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17일 파리에서 열리는 영국·프랑스 주도의 호르무즈 관련 국제회의에서 이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일본도 교전이 중단되면 군함을 보내 호르무즈해협 기뢰 제거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군은 지난 11일 USS 프랭크 피터슨함과 USS 마이클 머피함을 해협에 통과시키며 기뢰 제거 작전을 위한 여건 조성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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