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급성 췌장염, 장기부전 시 사망률 20% 수준으로 상승
반복되는 윗배 통증, ‘침묵의 장기’ 췌장 보내는 경고 신호
오후 늦은 시간, 거실 소파에 기대 앉아 있던 직장인 김모(45) 씨는 갑작스러운 통증에 몸을 구부렸다. 명치 한가운데를 움켜쥔 손에 힘이 들어갔고,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흘렀다. 숨을 들이마시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처음엔 단순히 체한 줄 알았다. 약 한 알이면 가라앉을 통증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다. 10분이 넘어서자 통증의 결이 달라졌다. 눕기 힘들 정도로 깊고 날카로운 통증이었다.
이처럼 명치 통증이 10분 이상 이어진다면 단순한 체기가 아닐 수 있다. 같은 부위의 통증이라도, 췌장이 보내는 경고 신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겉은 비슷한 통증,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15일 대한췌장담도학회 임상진료지침에 따르면 급성 췌장염은 대부분 회복되지만, 장기부전이 동반된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사망률이 10~20%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 가벼운 복통처럼 시작된 증상이 수일 내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췌장염은 갑자기 발생하는 급성과 서서히 진행되는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 췌장염은 담석이나 과도한 음주로 췌장 효소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서 췌장 자체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반면 만성 췌장염은 훨씬 더 조용하게 진행된다. 염증이 반복되면서 췌장 조직이 점차 굳는 섬유화가 진행되고, 한 번 떨어진 기능은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 진료 통계 기준으로 보면 급성 췌장염의 약 40%, 만성은 최대 60% 이상이 장기간 음주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되는 음주가 췌장을 서서히 망가뜨리는 주요 요인이라는 의미다.
◆통증 시작됐다면 이미 진행됐을 수 있다
만성 췌장염은 단순한 소화장애를 넘어 췌장암 발생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9~2023년 기준 국내 췌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7.0% 수준에 그친다. 주요 암 가운데서도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염증이 오래 지속될수록 암세포가 자라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증상은 비슷하지만 양상은 분명히 다르다.
급성 췌장염은 똑바로 눕기 힘들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갑자기 나타난다. 반면 만성은 식후 묵직한 통증이 반복되고, 지방 흡수 장애로 기름진 변이 동반되기도 한다.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통증을 느낄 때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10분 넘는 통증, 넘기지 말아야 한다
전문의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가장 위험한 습관은 ‘방치’다. 술을 마신 다음 날 반복되는 윗배 통증을 단순 숙취나 소화불량으로 여기고 약으로 버티는 행동이 병을 키운다.
기름진 음식과 잦은 음주가 이어지는 생활이라면 췌장은 소리 없이 손상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같은 통증이 반복되거나 10분 이상 이어진다면, 그때는 ‘체기’가 아닌 검사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특히 통증이 점점 강해지거나 식은땀이 동반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기준이다. 빠른 확인이 예후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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