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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단칸방서 ‘130억 현금’ 결제…아이유가 조롱을 ‘환수’한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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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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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은 아무나 하냐” 비웃음의 값어치, 가난의 냉기를 ‘자본의 실체’로 바꾼 17년

바퀴벌레가 출몰하던 차가운 단칸방의 기억은 130억원이라는 에테르노 청담의 현실로 함축된다. 이 극단적인 두 공간의 간극은 아티스트 아이유가 지난 17년간 일궈낸 자본의 높이를 상징한다.

 

하지만 전액 현금 결제라는 압도적인 물량이 말해주는 것은 단순한 성공 신화가 아니다. 그것은 “연예인은 아무나 하냐”며 앞길을 막아섰던 세상의 조롱을 자본의 무게로 압쇄해온 17년 환수의 기록이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야 했던 유년의 허기를 대한민국 자본 지형의 한 축으로 응축해낸 아이유의 독보적인 자산 구축 방식을 분석했다.

누구의 도움도 무리한 대출도 없었다. 오직 자신의 재능을 자본화하여 이룩한 ‘1인 기업’ 아이유의 서늘한 현주소. 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누구의 도움도 무리한 대출도 없었다. 오직 자신의 재능을 자본화하여 이룩한 ‘1인 기업’ 아이유의 서늘한 현주소. 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의 부동산 포트폴리오 첫 페이지는 화려한 빌딩이 아닌 서늘한 냉기로 시작된다. 부모의 사업 실패로 할머니와 함께 지내야 했던 어린 시절, 할머니가 시장에서 머리핀을 팔아 겨우 버텨내던 그 헛헛한 결핍 속에서 그를 맞이한 건 바퀴벌레가 수시로 출몰하던 차가운 단칸방이었다.

 

하지만 방 안의 한기보다 더 매서웠던 건 주변의 시선이었다. “어린애가 공부는 안 하고 연예인은 무슨…”, “네가 되기 전에 내가 먼저 되겠다”는 일가친척들의 날 선 조롱은 어린 소녀의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낙인을 남겼다.

 

아이유는 훗날 방송을 통해 “그때의 비웃음이 나를 버티게 한 독기였다”고 회고했다. 그에게 자산은 단순히 소비의 수단이 아니라 자신을 외면하던 냉소에 내미는 가장 확실한 ‘삶의 증표’였다. 가난이라는 허기를 채우기 위해 시작한 노래는 자신을 비웃던 이들의 확신을 하나씩 무너뜨리는 과정이기도 했다.

2008년 ‘KBC 파워루키’ 무대. 환호 대신 쏟아지는 야유를 침묵으로 견뎌내던 15세 소녀의 여린 모습. 그날의 비웃음은 훗날 세상을 침묵시킨 독기가 되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008년 ‘KBC 파워루키’ 무대. 환호 대신 쏟아지는 야유를 침묵으로 견뎌내던 15세 소녀의 여린 모습. 그날의 비웃음은 훗날 세상을 침묵시킨 독기가 되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아이유의 부의 축적 방식은 2018년을 기점으로 구체적인 ‘영토’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그 시작점은 경기도 과천이었다. 당시 46억원에 매입한 과천 빌딩은 곧바로 투기 의혹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GTX 노선 호재를 노린 투기라는 냉소가 쏟아질 때 아이유는 침묵 대신 ‘창작의 현장’을 꺼내 들었다. 후배 아티스트들을 위한 연습실과 본인의 작업실로 꽉 찬 내부 사진을 공개하며 부동산을 단순한 상품이 아닌 창작의 거점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자산을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곧 그 사람의 철학임을 증명한 결정적 대목이었다. 현재 이 빌딩의 가치는 60억원 안팎으로 치솟았다. 시세 차익은 그저 성실한 사용 뒤에 따라온 당연한 덤이었다.

투기 의혹이라는 냉소를 압쇄한 창작의 요새. 이곳에서 아이유의 자본은 비로소 아티스트의 정당한 ‘영토’로 현현한다. 카카오M 제공
투기 의혹이라는 냉소를 압쇄한 창작의 요새. 이곳에서 아이유의 자본은 비로소 아티스트의 정당한 ‘영토’로 현현한다. 카카오M 제공

 

같은 해 8월 매입한 양평의 30억원 규모 전원주택은 ‘가족’을 향한다. 빚으로 파편화됐던 가족이 다시 모이는 안식처를 마련하는 것. 아이유에게 매입은 세력을 넓히는 공격적인 확장이 아니라 잃어버렸던 결핍의 세월을 시장 가치로 회복하는 과정에 가깝다.

 

방이동의 소속사 사무실 역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거대 자본에 휘둘리지 않고 음악적 자율성을 고수하기 위해 구축한 ‘창작의 심장부’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시세 차익을 따지는 일은 이미 무색해진 지 오래다. 시장은 매입한 건물들이 몇 년 새 몇 배의 수익을 냈는지 계산기를 두드려보곤 하지만 그에게 부동산은 불리는 대상이 아니라 자신과 가족 그리고 예술적 공간을 지켜내기 위한 단단한 울타리로 수렴된다. 가치의 상승은 그 울타리를 견고히 하려 했던 치밀한 성실함이 가져다준 부산물일 뿐이다.

 

아이유가 일군 경제적 성취가 정점에 도달한 지점은 2021년 청담동 하이엔드 빌라인 ‘에테르노 청담’ 분양이었다. 분양가 130억원을 대출 없이 전액 현금으로 치러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자산가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최근 해당 단지의 가치가 매입가 대비 2배 이상 폭등하며 300억원대를 호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현금 동력은 자산 팽창의 마중물을 넘어 그 자체로 견고한 성채가 됐다.

결핍의 세월을 시장 가치로 되찾아온 17년의 결정체. 에테르노 청담은 그가 도달한 경제적 자립의 가장 높은 지점이다. 에테르노 제공
결핍의 세월을 시장 가치로 되찾아온 17년의 결정체. 에테르노 청담은 그가 도달한 경제적 자립의 가장 높은 지점이다. 에테르노 제공

 

이는 아이유라는 개인이 이미 거대 자본을 움직이는 ‘1인 기업’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무분별한 레버리지나 시세 차익을 노린 갭투자가 아닌 오직 자신의 목소리와 창작물로 쌓아 올린 순도 높은 현금 보유고는 그가 도달한 자립의 높이를 증명한다.

 

브랜드 가치와 저작권료를 고려할 때 이는 지극히 안정적인 자산 형성의 흐름이다. 이러한 자본의 견고함은 아티스트로서의 선택권을 비약적으로 넓혔다. 방영 직후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선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은 그 정점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출연료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차기작은 아이유가 일궈낸 경제적 자립이 단순히 숫자를 불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예술적 필모그래피를 하이엔드급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자율성의 토대가 되었음을 입증한다.

 

아이유의 행보가 여타 스타들의 부동산 서사와 궤를 달리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돈의 유통’ 방식에 있다. 소유의 목록이 늘어날 때마다 그는 약속이라도 한 듯 대규모 기부를 단행했다. 데뷔 이후 확인된 누적 기부액만 50억원을 넘어선다.

 

자신이 겪었던 유년의 냉기를 기억하며 소외계층의 난방비를 지원하고 배움의 기회를 잃은 청년들을 위해 장학금을 쾌척한다. 이는 그가 축적한 부가 단순히 개인의 자산 증식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가치로 순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에게 돈은 조롱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타인의 허기를 채워줄 수 있는 따뜻한 권능으로 승화된 셈이다. 

누적 기부 50억원과 청담 펜트하우스 사이. 아이유가 일군 자본의 제국은 이제 선한 영향력으로 순환된다. 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누적 기부 50억원과 청담 펜트하우스 사이. 아이유가 일군 자본의 제국은 이제 선한 영향력으로 순환된다. 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유에게 부의 축적은 단순히 숫자적 팽창을 넘어 자신을 멸시하던 세상의 언어를 찬사로 환치(換置)시키는 고도의 증명 과정이다. 과거 들었던 조롱의 말들은 이제 매년 이어지는 거액의 기부와 수백억원대의 실질적 자산군이라는 사실 앞에 무색해졌다.

 

아이유가 일궈낸 이 자립의 층위는 유년의 허기를 동력 삼은 한 인간이 시장에서 쟁취할 수 있는 가장 고요한 반전이다. 누구의 도움도 무리한 대출도 없이 오직 자신의 재능을 자본화하여 이룩한 이 성취는 굴욕의 세월을 가장 비싼 가격으로 되찾아온 오롯한 ‘환수의 실체’다.

 

이제 대중은 그가 축적한 부(富)를 시샘의 대상으로 두지 않는다. 그 압도적인 숫자는 조롱을 딛고 일어선 한 인간의 지독한 성실함이 빚어낸 당연한 귀결이기 때문이다.

 

결국 130억원이라는 독보적 수치는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아티스트가 자신을 부인하던 과거를 향해 건네는 가장 정교하고 서늘한 자본적 작별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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