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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합의에 6000선 눈앞 코스피… 환율 33.6원 급락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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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아 선임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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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의 휴전 소식에 8일 국내 증시가 단번에 7% 가까이 급등했다. 시장의 과열을 식히기 위한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되는 등 ‘안도 랠리’가 펼쳐졌다. 국제유가가 20% 가까이 급락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모처럼 1500원 밑으로 내려오며 안정세를 되찾았다. 2월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육천피 바짝 다가 선 코스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77.56포인트(6.87%) 오른 5872.3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309.92포인트(5.64%) 오른 5804.70으로 출발해 단숨에 5800선을 돌파한 뒤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장 마감까지 유지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4722억원, 2조714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그동안 하락장에서 외국인, 기관의 매물을 받아냈던 개인은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섰다. 5조4165억원을 팔아치우며 역대 최대 순매도 규모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약진이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7.12% 오른 21만500원으로 거래를 마쳐 ‘20만전자’ 고지를 탈환했다. 삼성전자 주가 급등으로 삼성그룹 17개 상장사의 시가총액 합계액은 1588조5380억원까지 올랐다. SK하이닉스도 무려 12.77% 상승한 103만3000원에 마감하며 ‘100만닉스’에 재안착했다. 코스닥도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3.12포인트(5.12%) 오른 1089.85로 장을 마감했다.

 

중동발 훈풍에 국내 증시는 개장 직후부터 매수세가 몰리며 과열됐다. 결국 코스피와 코스닥에 각각 오전 9시6분, 9시13분에 매수 사이드카가 연이어 발동됐다. 두 시장에서 동시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 1일 이후 7일 만이다. 일본 닛케이255 지수와 대만 가권지수가 각각 5.39%와 4.61% 급등하는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날 국내 증시 개장 전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합의 소식이 전해졌다. 뉴욕 증시 마감 이후 한국시간으로 오전 7시32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르무즈의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을 조건으로 이란에 대한 공격을 2주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중동발 긴장 완화에 국제원유 가격이 빠르게 내려갔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 이후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이날 오후 3시 기준 배럴당 95.57달러로 전장 대비 15.4% 급락했다. WTI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91.05달러까지 밀리며 하락률이 19%에 달하기도 했다.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전장 대비 약 14.2% 내린 93.69달러를 나타냈다. WTI와 브렌트 선물 가격이 장중 기준으로 100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 2일 이후 처음이다.

 

증권가에선 향후 국내 증시 반등을 전망했지만 여전히 중동 상황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변동성을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미국과 이란 양측 의견 차이가 크다”며 “이번 협상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알려진 이란의 10가지 제안은 미국 측에서 봤을 때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국제유가는 현재 수준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 그리고 통행료 협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외화 위·변조 대응센터 직원이 미국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외화 위·변조 대응센터 직원이 미국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 모처럼 1400원 후반대로

 

원·달러 환율도 안정을 찾아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3.6원 내린 1470.60원(오후 3시30분 기준)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11일(1466.50원) 이후 약 한 달 만의 최저치다. 환율이 1500원 아래로 내려온 것도 지난달 25일(1499.70원)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이날 환율은 개장 전 휴전 소식이 전해지며 24.3원 내린 1479.9원으로 출발했고 장중 내림 폭이 확대됐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오후 3시40분 기준 전날보다 0.921 하락한 98.72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달 11일(장중 최저 98.68)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쟁 발발 후 원·달러 환율은 가파르게 올랐고 중동 정세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월평균 환율(주간거래 종가 기준)은 1492.50원으로 역대 네 번째로 높았다. 지난달보다 월평균 환율이 높았던 시기는 IMF 구제금융 사태가 한창이던 1998년 1월(1701.53원), 같은 해 2월(1626.75원), 1997년 12월(1499.38원) 세 번에 불과했다. 

 

변동폭은 극심했다. 이란 전쟁 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3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하루 만에 26.40원이 올랐고 지난달 10일에는 26.20원이 내렸다. 지난달 23일에는 16.70원이 올랐다가 이튿날 바로 22.10원이 내렸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나흘간은 차례로 14.40원 상승, 28.80원 하락, 18.40원 상승, 14.50원 하락하며 혼란스러운 움직임을 보였다.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2월 경상수지 흑자 역대 최대

 

국내 금융시장이 모처럼 안도한 이날, 2월 경상수지 흑자도 역대 최대라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경상수지는 231억9000만달러(약 34조7000억원)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최대 기록이며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34개월 연속 흑자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2월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처음 200억달러를 웃돌았다”며 “2월 조업일 수가 작년보다 3일 줄었지만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최대로 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월 반도체 일평균 수출액은 13억3000달러로, 반도체 슈퍼사이클 시기였던 2018년과 2022년 당시 일평균인 4억8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2·3월에는 이란 전쟁 여파가 본격 반영되지 않은만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월에 더 커질 전망이다. 3월까지는 원유 운송 시차와 석유류 제품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흑자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고공행진과 고환율 영향은 4월 경상수지에 반영될 전망이다. 유가 상승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경상수지 흑자를 끌어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 부장은 “3월에는 통상기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진 만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월을 넘어 다시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 전쟁과 관련해서는 “3월 중동지역 원유 수입 상당 부분이 전쟁 이전 계약 물량이라 에너지류 수입 흐름에 큰 변화가 없다”며 “오히려 유가 급등으로 석유제품 수출이 50% 증가한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4월 이후에는 국제유가 상승이 수입에 반영될 수 있고 미국·이란 간 휴전협상 결과에 따른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데, 단기간에 (전쟁이) 끝나면 (경상수지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2월 경상수지 항목 중에는 상품수지 흑자(233억6000만달러)가 지난해 동월(89억8000만달러)의 2.6배로 역대 가장 많았다. 수출(703억7000만달러)은 정보기술(IT) 품목의 호실적에 힘입어 1년 전보다 29.9% 늘었다. 품목별로는 통관 기준으로 컴퓨터주변기기(183.6%), 반도체(157.9%), 무선통신기기(23.0%) 등이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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