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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젊은 남성, 해외 장기 체류 원하면 軍 승인 얻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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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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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국방부, 17∼45세 남자들 대상 시행
“3개월 이상 해외에 머물 때는 허가 필요”
안보 위기 속 국가 비상사태 대비한 조치

독일이 안보 위기 속에서 국방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인 남성이 장기간 해외 체류를 하려면 사전에 국가에 신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제도가 실시된다.

 

4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독일 국방부는 이날 “17세부터 45세까지 독일 남성은 3개월 이상 해외에 머무는 경우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BBC는 전날 독일 언론이 보도한 내용을 갖고서 국방부에 사실 관계가 맞는지 확인을 요청한 결과 ‘기사 내용이 사실에 부합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독일 육군이 국기를 앞세운 채 시가 행진을 하고 있다. 독일군은 현재 18만명인 병력 규모를 오는 2035년까지 26만명으로 늘리는 것으로 목표로 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독일 육군이 국기를 앞세운 채 시가 행진을 하고 있다. 독일군은 현재 18만명인 병력 규모를 오는 2035년까지 26만명으로 늘리는 것으로 목표로 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국방부 대변인은 BBC에 “이 제도는 신뢰할 수 있고 유의미한 군 등록 시스템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하는 경우에 누가 해외에 장기간 머물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 비상사태’란 독일이 외적의 침입을 받아 국가 방위에 나선 상태, 즉 전쟁을 의미한다. 전쟁 발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예비군 등을 상대로 동원령이 내려진 것 또한 국가 비상사태에 해당한다.

 

나라의 운명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정부가 병역 자원 확보를 위해 젊은 남성들의 출국을 통제하는 것은 분명히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평상시에도 17∼45세 남성의 출국을 제한하는 것은 당사자들의 반발 등 여러 부작용이 예상된다. ‘거주·이전의 자유’라는 헌법상 기본권과 충돌할 소지도 크다. 그래서인지 해당 규정을 위반한 사람에게 어떤 처벌을 가할 것인지 등 구체적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냉전 시절 독일(당시 서독)은 징병제를 실시했고 병력 규모는 무려 50만명에 달했다. 1990년대 초 동·서독 통일과 냉전 종식, 소련(현 러시아) 해체 등을 거치며 군대는 차츰 축소됐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 시절인 2011년 독일은 징병제를 완전히 폐지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가 2025년 5월 베를린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독일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가 2025년 5월 베를린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독일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독일에선 안보 위기감이 고조됐다. 보수 성향의 기독민주당(CDU)은 당시 제1야당으로서 독일의 국방력 강화를 위해 징병제를 다시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2025년 초 하원 총선거에서 CDU가 승리함에 따라 그해 5월 취임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총선 공약으로 내건 국방력 강화에 본격 착수했다.

 

징병제 부활에 대한 젊은이들의 반감이 워낙 큰 만큼 메르츠는 일단 현행 모병제를 유지하되 병역 자원 확보를 쉽게 하는 쪽에 주안점을 뒀다. 새로운 ‘병력 현대화법’에 따르면 18세가 된 독일 남녀 청소년은 모두 ‘군인이 될 의향이 있느냐’고 묻는 설문 조사에 응해야 한다. 이들은 원하는 경우 자발적으로 군에 입대해 일정 기간 복무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현재 18만명에 불과한 현역 장병을 오는 2035년까지 26만명으로 대폭 늘린다는 것이 메르츠 정부의 구상이다.

 

개정 법률은 그래도 충분한 병력을 모집하지 못해 목표 달성에 실패한다면 그때는 ‘특단의 조치’도 강구할 수 있다고 규정해 징병제 도입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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