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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서 취업하는’ 일본…JR 입사 출신대 순위도 변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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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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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취업률 98%…학생 우위 시장 지속
고학력자 몰리던 ‘안정적 직장’ JR도 변화
도쿄대 출신 줄고 중견대 출신 늘어

“예전에 버블 세대가 취업할 때 기업으로부터 오히려 접대를 받았다고 하죠. 지금이 약간 그때와 비슷해요. 학생들이 졸업하기 전에 대여섯 곳으로부터 취업 내정을 받아서 회사를 골라 가는 상황이죠.”

 

얼마 전 일본의 한 대학 교수한테서 들은 얘기다. 저출생·고령화 등에 따른 구인난으로 학생 우위 취업 시장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자 취업률은 98.0%이었다. 사실상 ‘완전 고용’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지난 2월 유효 구인배율은 1.19배였다. 구직자 1명당 일자리가 1.19개 있다는 얘기다.

 

일본 철도회사 JR에 신규 입사한 이들의 출신대 현황도 이같은 구직자 우위 취업 시장을 잘 보여준다. 도쿄대, 교토대, 도호쿠대 등 이른바 옛 제국대와 게이오대, 와세다대 등 도쿄 소재 유명 사립대 출신들이 핵심을 차지하던 ‘학력 피라미드형’ 취업자 구조에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도쿄 시나가와역에서 직장인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AP연합
일본 도쿄 시나가와역에서 직장인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AP연합

대학 전문 기자 이시와타리 레이지는 아사히신문 계열 주간지 아에라(AERA)에 “구직자 우위가 계속되면서 중견대 출신 학생의 JR 입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교육 정보 매체 대학통신이 2월에 발표한 ‘2025년 유명 기업 취업 순위’를 보면, JR동일본에는 도쿄 사립 니혼대 출신이 37명으로 가장 많이 입사했고 다음으로 와세다대(도쿄) 27명, 도호쿠가쿠인대(미야기) 18명, 도쿄대·도쿄전기대 각 17명이었다.

 

JR도카이(東海)에는 니혼대·게이오대 각 15명, 메이조대(아이치) 14명, 교토대와 시바우라공대(도쿄) 각 13명 순으로 많이 들어왔다.

 

JR서일본의 경우 간사이대(오사카)가 17명으로 최다였고, 다음으로는 긴키대(오사카) 15명, 오사카대·교토 도시샤대·교토 류코쿠대 각 12명, 교토대·교토 리쓰메이칸대 각 11명 순이었다.

 

JR 각사는 1987년 국철이 분할·민영화되면서 설립됐지만 ‘평생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이미지가 남아 있었고, 이에 따라 이른바 엘리트 대학생들이 신규 일자리를 장악해왔지만 상황이 점차 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도쿄대 출신이 우위를 보였던 JR도카이에 지난해 입사한 도쿄대 졸업생은 12명으로 6위에 그쳤다.

 

이시와타리 기자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쉽게 취업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른바 엘리트대 출신들은 연봉이 높은 종합상사나 싱크탱크, 외국계 기업을 선택하는 경향이 생겼다”며 “JR 입장에서는 이들을 채용하려고 집착할 여유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미쓰비시상사의 평균 연봉이 2033만엔(약 1억9200만원), 노무라종합연구소가 1321만엔(1억2400만원)인 데 반해 JR동일본은 767만엔(7200만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JR 각사는 해당 지역의 중견대 출신들에게 눈을 돌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도호쿠가쿠인대, 메이조대, 간사이대 등 최근 JR 입사자가 많은 대학은 이공계 학부에 대한 평가가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문계 출신 종합직과 이공계 출신 기술직이 골고루 들어오면서 이들 대학이 입사 상위권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이시와타리 기자는 “철도 사업도 따지고 보면 접객업에 가깝다”며 “공부만 잘하고 융통성이 부족한 인재보다는 현장에서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소통 능력이 높은 사람을 선호하는 현상이 확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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