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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아내에게 학대당해”…트럼프만의 '조롱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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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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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조롱은 정적을 찌르는 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오찬 행사에서 마크롱 대통령 부부를 향해 조롱 언사를 내뱉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는 아내에게 학대당하는 프랑스의 마크롱에게 전화를 걸었다”며 “그는 턱에 맞은 상처에서 아직 회복 중인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 말에 좌중에선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학대’ 운운한 건 지난해 5월 베트남을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내리기 전 브리지트 여사로부터 얼굴을 밀치듯 맞은 일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장면에 대해 “아내와 장난을 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 부부를 향해 조롱을 한 것은 이란 전쟁을 지원하지 않는 프랑스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 넘은 창의적인(?)’ 조롱 언사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정상이나 인사들에게 조롱을 하는 일은 비일비재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두고 “지구상 최고의 세일즈맨(Greatest Salesman on Earth)”이라고 조롱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독일의 총리였던 앙겔라 메르켈에 대해서도 “독일을 망치는 자”라고 했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전 총리에 대해서도 “(미국의) 주지사(Governor)” 라는 별명을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은 미국 내부로도 향한다. 대표적인 타겟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해 “졸린 조(Sleepy Joe)”라며 그의 고령의 나이를 꼬집어 조롱했고, 아예 백악관 내부에 바이든 초상화 대신 ‘서명하는 기계’ 사진이 담긴 액자를 걸었다.

국빈으로 방한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내외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프랑스 유엔참전비 헌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국빈으로 방한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내외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프랑스 유엔참전비 헌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파월 의장에 대해서도 자신의 정책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너무나 늦는(Too Late) 파월”이라는 별명을 붙였고, 자신의 정적이었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아예 “미친(Crazy) 낸시”라고 불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선 ‘사기꾼(Crooked)’,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웃음이 헤픈 카멀라(Laffin’ Kamala)’,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에 대해선 그의 혈통을 거론하며 ‘포카혼타스’라는 별명을 붙였다. 자신을 반대하면 공화당 인사라고 해도 조롱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자신과 경선에서 경쟁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에게 ‘새대가리(Birdbrain)’, 젭 부시 전 주지사는 ‘활력 없는 젭(Low Energy Jeb)’이라고 불렀다.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인에 대해 조롱하며 별명을 붙이는 것도 흔하다. 특히 언론인을 향한 조롱은 정치인보다 더 강한 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카 브레진스키 MSNBC 진행자를 향해 “성형수술로 피를 흘리는”이라고 표현했고, 메긴 켈리 전 폭스뉴스 앵커에 대해선 “눈에서, 혹은 다른 곳에서 피가 난다”며 여성 혐오적인 발언까지 했다.

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
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

◆트럼프의 ‘횡설수설’ 조롱의 규칙…정적을 찌르는 ‘무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은 별명을 보면 경박스럽지만 일관적인 창의적인 패턴이 보인다.  언론에 보도된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성 발언을 전수 분석한 결과 그의 조롱 대상은 크게 ‘정적’, ‘언론인’, ‘비우호적인 외국 정상’으로 나타났다. 핵심 조롱 키워드는 ‘대충(Slopy)’, ‘사기꾼(Crooked)’, ‘졸린(Sleepy)’, ‘작은(Mini)’, ‘우는(Crying)’, ‘멍청한(Stupid)’, ‘프랑켄슈타인’ 등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 수사법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형용사를 결합하고, 폄하를 하면서 언어적 적대감을 키우는 패턴이었다. 또한 조롱의 공통적인 심리와 목적은 대상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논리보다 감정적인 타격을 유발하며, 상대의 나쁜 이미지를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죽은 고양이 테이블에 던지기’ 전략인데 트럼프는 조롱을 통해 언론을 지배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의미다. 만찬장에 죽은 고양이 사체를 던져 놓으면 사람들은 이전에 논의하던 모든 진지한 주제를 잊고 오직 그 끔찍한 것에 대해서만 떠들게 된다는 의미기도 하다.

 

특히 이 같은 트럼프의 ‘조롱 수사학’의 확산과 지배력은 엑스(X)나 트루스소셜과 같은 SNS와 결합할 때 그의 지지자들이 동조하면서 폭발적으로 커진다는 분석이다.

 

또한 트럼프는 조롱과 사실, 거짓과 핵심에서 벗어난 이야기들을 횡설수설 이야기 하지만, 듣는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한 핵심 메시지에 수렴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마치 온라인 커뮤니티나 틱톡 등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서 이용자들이 도파민을 지향하는 맥락과 유사하다는 평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조롱이 아닌 ‘리스펙(Respect)’도 자주 하는 편이다. 그가 언론이나 SNS에서 발언한 리스펙 대상의 공통점을 분석하면 주로 ‘우호적인 동맹’, ‘지지자’, ‘스트롱맨(Strong man)’으로 귀결된다. 리스펙 할 때 사용하는 주요 어휘는 ‘위대한(Great)’, ‘충성(Loyal)’, ‘큰(Tall)’, ‘강한(Powerful)’, ‘애국자(Patriot)’ 등으로 나타났다.

 

트럼프의 리스펙 발언의 공통점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는 타인을 칭찬하거나 존경을 나타날 땐 조롱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성적인 관점과 객관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게 아니라, 감정적 극단주의에 기대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문자로 ‘아름다운(BEAUTIFUL)’, ‘환상적인(FANTASTIC)’, ‘놀라운(INCREDIBLE)’ 같은 과한 형용사를 느낌표와 함께 남발하며 감정을 적극 드러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렬한 리스펙 화법은 지지자를 결속시키고, 우호적인 대상에게 쉽게 호감을 사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즉,  트럼프의 조롱이 자신의 정적과 기득권 엘리트를 찌르는 무기라면, 리스펙 수사학은 아군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지지층을 감싸는 방패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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