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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6조원’ 추경 두고 與 “국민 지킬 방파제” 野 “달콤한 마취제” [투데이 여의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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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세현 기자 3h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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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말이다. 정치인의 신념과 철학, 정당의 지향점은 그들의 말 속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된다. 누가, 왜, 어떤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시시각각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에는 인터넷에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공을 들인다. 팬덤의 시대, 유력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흐름이 포착된다. 그 말이 때론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비수가 되기도 한다. 언론이 집요하게 정치인의 입을 쫓는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① 이재명 대통령 추경 시정연설...與 “국민 지킬 방파제” 野 “달콤한 마취제”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열린 국회 시정연설에서 중동 위기상황으로 인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며 국회의 협조를 요청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대통령은 “예상하지 못한 외부 충격에 선제 대응이 늦어질수록 우리 경제와 국민이 입은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며 “중동 전쟁 위기로 꼭 필요한 곳에 과감하게 투자하면서도, 그 부담이 우리 국민과 경제에 전가되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번 추경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짚으며 “빚 없는 추경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연설을 두고 “위기 앞에 결단으로 응답한 대통령 시정연설, 빚 없는 추경으로 국민을 지키는 대한민국의 길을 분명히 밝혔다”고 힘을 실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지금의 위기는 단순한 경기 둔화가 아니라, 에너지·물가·공급망이 동시에 흔들리는 삼중 충격의 폭풍 속에 대한민국이 놓여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추경은 선택지가 아니라 거센 파도 앞에서 국민을 지켜낼 든든한 방파제”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추경이 지방선거를 겨냥한 포퓰리즘성 ‘현금 살포’라고 주장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말로는 ‘전쟁추경’이지만, 실체는 ‘선거추경’”이라며 “국민 70%에게 최대 60만원씩 현금을 살포하고 영화와 숙박비 할인, 문화예술 분야 지원까지 포함시켰다. 영화표까지 나눠주며 표 사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 연설 이후에도 SNS에 “선거 후 세금 핵폭탄을 떨어뜨리기 위한 달콤한 마취제”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재판부에 화살 돌린 국민의힘…“골라먹기 배당, 공정성 잃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최근 잇따라 국민의힘 관련 가처분 사건을 인용한 서울남부지법 권성수 재판장을 겨냥해 “골라 먹는 배당을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원 사건은 모두 임의 배당이 원칙인데, 신의 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국민의힘 관련된 모든 가처분 사건은 민사합의 51부에만 배당되는 것인지, 어떤 절차를 거치길래 유독 권 판사에게 배당되는지 질의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충격적인 답변을 들었다”면서 “권 판사가 국민적 관심이 높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 사건은 본인에게 배당하고, 나머지 사건만 다른 재판부에 배당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임의 배당이 아니라 자의 배당을 한다면, 그 재판은 이미 공정성을 잃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는 지난 31일 김 지사가 낸 컷오프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해당 재판부는 친한(친한동훈)계 배현진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제기한 징계 효력 가처분 신청도 인용한 바 있다. 또 주호영 의원과 박승호 전 포항시장, 김병욱 전 의원이 제기한 컷오프 가처분 신청 사건도 심리 중이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서울남부지법은 장 대표 또는 국민의힘으로부터 가처분 사건의 배당에 관한 질문을 받은 사실도, 어떠한 답변을 드린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서울남부지법의 민사 신청합의 사건은 수석부인 제51민사부가 담당한다. 서울 관내 타 법원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수석부에서 민사 신청합의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은 2일 오후 논평을 통해 “남부지법처럼 사건을 유형별로 쪼개 사실상 특정 재판부가 특정 사건을 계속 맡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전담재판부나 다름 없는 것”이라며 “본질을 외면한 궁색한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뉴스1
홍준표 전 대구시장. 뉴스1

③ 홍준표 “당 떠나 역량 있는 행정가 뽑아야”…김부겸 지지 공식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홍 전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인 김부겸 전 총리 지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홍 전 시장은 2일 페이스북에 “부산은 스윙보터 지역이라서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양수산부도 이전해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구 국회의원들은 당 때문에 당선된 사람들이지 자기 경쟁력으로 된 사람이 없다”며 “자치단체장은 행정가이지 싸움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홍 전 시장은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달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그가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비판에 ‘민주당’이 아닌 ‘김부겸’을 지지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앞서 홍 전 시장은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서 ‘김부겸을 지지하고자 한다’는 한 누리꾼의 글에 “유연성 있고 여야 대립 속에서 항상 화합을 위해 노력했던 훌륭한 분”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25일에도 SNS에 글을 올려 “김부겸 전 총리와는 한나라당 시절 같은 당에 있으면서 호형호제 했고 그가 민주당으로 건너간 후도 그 관계는 변함이 없다”며 “지금 나온 후보자들 중 대구를 다시 일으켜 세울 인물이 보이지 않아, 그런 의미에서 김 전 총리가 나서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청년의꿈 회원들이 묻기에 답변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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