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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과 물고문, 자백 강요”… ‘낙동강변 살인’ 누명 21년 옥살이한 피해자들, 경찰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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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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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고문 의한 허위 자백 관련
“경찰 ‘당시 기억 안 나’ 허위 진술
엄중 책임 묻는 것이 정의 부합”
법원, 5년 전 재심서 무죄 판결

이른바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린 뒤, 경찰의 고문에 못 이겨 범행을 자백하고 20여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남성 2명이 재심 재판 과정에서 증언을 했던 경찰관 5명을 위증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 고문에 못 이겨 살인죄 누명을 쓴 채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피해 당사자 최인철(왼쪽)씨와 장동익씨가 지난 2021년 2월 4일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부산고법 제1형사부는 재심청구 선고 재판에서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연합뉴스
경찰 고문에 못 이겨 살인죄 누명을 쓴 채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피해 당사자 최인철(왼쪽)씨와 장동익씨가 지난 2021년 2월 4일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부산고법 제1형사부는 재심청구 선고 재판에서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연합뉴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낙동강변 살인사건을 수사했던 당시 경찰관 A씨 등 5명에 대한 위증고소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낙동강변 살인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장동익(66)·최인철(63)씨의 법률 대리인 박준영 변호사는 지난달 중순 부산경찰청에 전직 경찰관 5명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전직 경찰관 5명은 사건 발생 당시 부산 사하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과 부산 중부경찰서 소속 경찰관 1명이다.

박 변호사는 “당시 수사를 맡은 A씨 등 5명의 경찰관이 폭행과 물고문 등의 가혹행위를 가하고, 자백을 강요해 자술서를 쓰게 만들었는데도, 이들은 재심 과정에서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강요한 사실이 없다’는 등 허위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문 등 가혹행위와 증거조작 행위는 공소시효가 만료됐으나, 재심 과정에서 위증한 것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이 정의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4일 부산 사하구 신평동 낙동강변에서 자동차 데이트를 즐기던 남녀가 괴한들에게 납치돼 여성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고, 남성은 폭행으로 크게 다친 사건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1년10개월 뒤인 1991년 11월 최씨와 장씨를 살인 용의자로 붙잡았다고 발표했다. 당시 사하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을숙도 공터에서 무면허로 운전교습을 하던 중 공무원을 사칭한 사람에게 돈을 빼앗겼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최씨를 붙잡았다. 최씨가 3만원을 받은 것이 화근이 됐다.

 

경찰은 최씨를 불법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로 끌고 가 조사하면서 ‘공범이 누구냐’면서 고문했다. 최씨는 고문에 못 이겨 친구인 장씨를 지목했고, 그렇게 두 사람은 낙동강변 살인사건 범인이 됐다. 이들은 검찰 수사 단계에서 줄곧 “경찰로부터 고문을 당해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20여년간 복역한 끝에 2013년 모범수로 출소했다.

이후 이들은 재심전문 변호사인 박준영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2017년 5월 부산고등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대검찰청 과거사위원회도 2019년 4월 ‘경찰 고문으로 범인이 조작됐다’고 발표했다. 재심 과정에서 최씨와 장씨는 사건 발생 당시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들과 검사를 증인으로 불렀지만, 이들 대부분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고문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들을 기소하고 무기징역을 구형했던 담당 검사는 끝내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부산고법은 2021년 2월4일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고문을 받은 상황에 대한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당시 같이 수감돼 있었던 이들의 진술 등을 보면 피고인들의 주장이 상당히 진실된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가혹행위를 받았다면 경찰에서 했던 자백은 모두 허위 자백으로 증거능력이 없고 검찰 피의자 심문이 진술 거부권이 고지된 상태에서 진행됐다는 객관적 자료도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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