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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13번’ 입버릇 된 종전… 출구전략 없어 신뢰 ‘글쎄’ [美·이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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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 기자,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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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군, 2~3주 내 떠날 것”

“이란 핵 프로그램 문제 해결” 강조
루비오도 “결승선 보인다” 거들어
NYT는 “핵물질 제거 증거 없어”
전쟁 길어져 종전 조급증 분석도

이란 외무 “최소 6개월간 전쟁 대비”
중재국 자처 파키스탄·中 역할 주목

이란 전쟁의 출구를 찾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주 안에 끝내겠다”며 또다시 종전을 언급했다. 대국민 연설도 예고했다. 전쟁 장기화를 피하겠다는 ‘조급증’ 속에 발언의 신뢰는 높지 않긴 하다. 종전 조건에 대한 이란과의 입장도 여전히 간극이 크다. 그럼에도 ‘셀프 종전’을 해서라도 전쟁을 끝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3주 안에 이란 전쟁을 ‘아주 곧’ 끝내겠다고 밝혔다. 워싱턴=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3주 안에 이란 전쟁을 ‘아주 곧’ 끝내겠다고 밝혔다. 워싱턴=AFP연합뉴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2∼3주 안에 아주 곧(very soon) 이란에서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의 명분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했으며, 이란의 두 정권을 무너뜨리고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결승선이 보인다”며 “오늘, 내일은 아니지만 다가오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뒷받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내내 이란 공습 작전에 성공했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종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강조해 왔다. 지난달 2일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작전이 완전히 성공했다”고 했고, 11일에도 군중 앞에 나서서 “우리는 이미 이겼다”고 강조했다. 26일 백악관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이란 정권은 재기가 불가능하다”면서 이란 정권 교체에 성공했음을 시사했다.

 

그간 발언은 종전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명분 쌓기라는 해석을 낳는다. 언제든 미국의 승리를 선언하고 전쟁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국민 연설도 대이란 군사작전의 성과를 부각하고 자찬하는 내용으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고, 미국 내 휘발유값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전쟁을 길게 끌고 갈 수 없는 사정도 반영돼 있다.

 

그러나 종전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는 분석이다.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기만 할 뿐, 납득할 만한 출구전략은 없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물질을 제거했다는 증거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NYT는 “(미국이 철수하겠다는) 2주 안에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10∼12개의 폭탄을 만들 수 있는 양인 약 440㎏의 고농축 우라늄을 남겨두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의 파장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시작한 탓에, 이 난장판에서 어떻게 빠져나와야 할지 전혀 감을 못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계속되는 공습 이스라엘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행동이 격화하는 가운데,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건물에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베이루트 남부와 인근 지역 공습으로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베이루트=로이터연합뉴스
계속되는 공습 이스라엘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행동이 격화하는 가운데,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건물에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베이루트 남부와 인근 지역 공습으로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베이루트=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대로 종전을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이란은 △침략·암살 완전 중단 △전쟁 재발 방지 체계 수립 △전쟁 피해 배상 △중동 전역 전쟁 종결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행사 등 5가지 조건이 선행돼야 종전안을 논의하겠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다. 반대로 미국의 핵 포기와 호르무즈해협의 완전 개방을 골자로 한 15개 조항 역시 이란이 요구하는 조건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아바스 아그라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적들이 어떤 (종전) 일정을 정하든 상관없다. 이란은 최소 6개월의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며 “더 큰 피해를 보기 전에 (미국이) 이 전쟁을 종식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합의된 종전안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중재자가 휴전 협상에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술탄 알 쿨라이피 분쟁·인도주의 연구센터 선임 연구원은 최근 알자지라에 기고한 글에서 “갈등의 핵심인 약속 이행 문제는 당사자들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며 “지역 차원의 지지와 약속을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는 영향력, 독립성, 신뢰성을 갖춘 보증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왼쪽)과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지난달 31일 회담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왼쪽)과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지난달 31일 회담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이에 ‘중재국’을 자처한 파키스탄과 중동 문제에서 외교적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중국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전날 중국을 찾은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과 회담한 뒤 ‘중국과 파키스탄의 걸프·중동 지역 평화·안정 회복에 관한 5대 이니셔티브’ 문건을 발표했다. 5대 이니셔티브는 △적대 행동 즉각 중단 △평화 회담의 조속한 개시 △비군사 목표물의 안전 보장 △항로 안전 보장 △유엔 헌장의 우선적 지위 보장으로 구성됐다.

 

문건은 “중국과 파키스탄은 즉각적인 휴전과 전쟁 종식, 충돌 확산 저지를 호소한다”며 “이란과 걸프 국가들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 국가 독립과 안전은 응당 보호돼야 하고 대화와 외교는 충돌을 해결하는 유일하게 실행 가능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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