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사건 12만건 적체…"평일 야근·주말 출근으로도 감당 안 돼"
검찰청 폐지를 6개월 앞두고 형사사법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가운데 검찰 인력 유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사직뿐 아니라 휴직과 특검 파견 등으로 근무 인원이 줄어들면서 검찰 내부에선 정상적인 업무가 어렵다는 아우성이 나온다.
28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검사 퇴직자는 58명, 5개 특검 파견 인력은 67명에 달한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인천지검 현원(106명)보다도 많은 숫자가 빠져나간 셈이다.
검사 사직은 지난해 175명으로 10년 새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3개월 만에 작년 사직자 수의 3분의 1이 추가로 나가면서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사직 의사를 밝힌 저연차 검사들의 경우 아직 사직 처리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까지 포함하면 퇴직자 수는 60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보니 휴직자도 늘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 휴직 인원은 총 132명이다.
육아휴직 109명, 질병휴직 19명 등 2016년 이후 휴직자가 가장 많았다. 2024년 99명과 비교하면 1년 새 약 25% 증가했다.
사직과 특검파견, 휴직까지 겹치면서 실제 근무 인원이 전체 정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검찰청도 많은 상황이다.
실제 차장검사를 둔 지방검찰청 10곳의 실제 근무 인원은 전체 정원의 5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전지검 천안지청의 경우 정원은 35명인 반면 실근무 인원은 절반도 안 되는 17명에 불과했다. 수원지검 안양지청도 전체 정원은 34명이지만 실근무 인원은 17명이다.
검찰 내부에선 '파산지청'이라는 반응까지 나왔다.
천안지청에서 근무하는 안미현 검사(사법연수원 41기)는 지난 25일 '파산지청'이란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올리고 "(근무 인원 중) 천안지청이 첫부임지인 초임검사가 7명이다. 특검, 합수본 등 각종 명목으로 어디 가버렸다"고 했다.
그는 "최근 수사검사 8명 중 2명이 사직을 선언했다"며 "어제는 지방 모검찰청 검사가 쓰러져 중환자실에 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오늘은 우리청에서 야근을 밥 먹는 듯하던 후배 검사가 응급실에 갔다"고 했다.
안 검사는 "수사 검사 1인당 미제는 진즉에 500건을 돌파했고 불제사건(불송치사건)이 1인당 100건이 넘는다"며 "평일 야근과 주말 출근으로도 감당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통상 검찰 인사를 전후해 부장검사 이상 기수에서 이탈은 있었지만, 최근 평검사 이탈이 두드러지는 것을 두고도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사직한 검사 175명 중 66명이 평검사다.
검찰청 폐지가 공식화되고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와 이후 검찰 인사 등으로 논란이 계속되자 실무를 담당하던 평검사들도 조직을 떠나는 것이다.
임관 5년 차인 부산지검 류미래 검사(변호사시험 10회)는 지난 26일 검찰 내부망에 사직 인사를 올리면서 "정치적 논리가 사법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상황에서 저는 더 이상 제가 지향하는 방식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에게 경찰에 전달하겠다고 말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이 사법 공백을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 내부에선 10월 공소청 출범 전 최대한 남은 사건을 처리하려고 움직이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사기가 많이 꺾인 데다가 사건이 너무 쌓여있어 처리를 재촉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직원이 들어올 때마다 사직이나 휴직 이야기를 꺼낼까 봐 무섭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쌓여가는 미제 사건 문제도 심각하다.
전국 검찰청의 미제사건은 2024년 6만4천546건에서 지난해 9만6천256건으로 49.1% 늘었다. 올해 2월 기준으로는 12만1천563건이 적체돼 있다.
<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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