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갱신율 51.8% 돌파, 임대차 절반 ‘눌러앉기’
갱신권 사용 42.8% 하락, 대란 대비 ‘아껴두기’ 확산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며 중소기업에 다니는 30대 중반 직장인 김 모 씨는 최근 퇴근 후 예비 신부와 나누는 대화 주제가 부쩍 무거워졌다.
공무원인 예비 신부와 맞벌이를 하며 착실히 결혼 자금을 모아온 김 씨가 점찍어둔 신혼집은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남가좌현대아파트’(1155세대)다. 서북권 예비부부들이 첫 집으로 가장 선호하는 대단지지만, 27일 기준이 단지의 전세 매물은 단 ‘1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오는 8월 결혼을 앞둔 김 씨는 지난 1월 미리 임장을 나갔을 때의 기억이 자꾸만 후회로 남는다. 당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8월 입주는 아직 멀었고, 당장 2개월 뒤인 3월에 들어갈 수 있는 집이 딱 하나 있다”고 권했다. 하지만 김 씨는 “두 달이나 집을 비워두긴 아깝다”는 생각에 좀 더 기다려보기로 했는데 그 판단이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
김씨는 “그때는 가격이 좀 비싼가 싶기도 하고 날짜도 안 맞아서 지켜보자고 했는데 이제는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보여줄 집 자체가 없다네요”라고 말했다.
◆ 수요 대비 공급 ‘턱부족’... 서울 아파트 입주 가뭄의 실체
김 씨가 마주한 ‘전세 실종’의 근본 원인은 역대급 공급 부족에 있다.
27일 부동산 지인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6093세대에 불과하다. 서울의 연간 적정 수요량이 약 4만8155세대인 점을 감안하면, 필요한 물량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셈이다.
올해 공급되는 주요 대단지도 특정 지역에 쏠려 있어 신혼부부의 접근성이 낮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트리니온’(2091세대), 방배동 ‘디에이치방배’(3064세대), 은평구 ‘힐스테이트메디알레’(2451세대) 등을 제외하면 1000세대가 넘는 신축 단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마저도 강남권 고가 주택에 집중되어 있어 김 씨와 같은 일반 직장인 예비부부들이 체감하는 공급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 서울 전세 갱신율 50% 돌파... “2년 뒤 대란 무서워 갱신권은 아껴둬”
설상가상으로 기존 세입자들까지 ‘눌러앉기’를 선택하며 신규 매물 잠김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분석 결과, 올해 3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갱신 계약 비중은 51.8%를 기록하며 신규 계약 건수를 추월했다.
특히 임차인들이 임대료 인상 폭을 5% 이내로 제한하는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을 오히려 자제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평균 49.3%였던 갱신권 사용률은 올해 42.8%로 떨어졌다. 전세 가뭄이 극심해지자 임차인들이 이번에는 시세대로 보증금을 올려주되, 향후 더 큰 전세 대란이 올 때를 대비해 갱신권을 ‘비장의 카드’로 아껴두는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박사는 “다주택자 매물이 소진된 후 전세 대란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임차인들이 2년 뒤를 도모하며 거주 안정성을 택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 “실거주 목적이라면 다주택자 급매물 공략해야”
전문가들은 임대 시장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김 씨 같은 실수요자들이 결국 매매로 선회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특히 5월 양도세 중가 유예 종료 등을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내놓는 급매물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시장 관계자들은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가 적은 지역부터 가격이 움직일 것”이라며 “단순히 하락을 기다리기보다 실거주 목적이라면 다주택자의 전세 승계 매물 등을 공략해 주거 불안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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