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중 활동 담아… 4월 개봉
2023년 3월 작고한 일본의 세계적 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1952∼2023)의 마지막 3년 6개월을 담은 다큐멘터리 ‘류이치 사카모토: 다이어리’(사진)가 다음 달 1일 개봉한다.
그는 2014년 첫 암 진단을 받아 치료 끝에 완화됐지만, 2020년 6월 다시 직장암 진단을 받았다. 치료하지 않으면 남은 시간이 반년이라는 통보였다. 여명을 선고받은 그는 다가오는 죽음을 의식하며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생전 그는 자필 일기와 아이폰 메모장에 촘촘하게 일기를 남겼다. 아이폰에 남긴 마지막 일기는 타계 이틀 전 작성된 것이었다. 영화는 이 일기와 만년의 인터뷰 영상을 축으로, 투병 중에도 몸 상태가 허락하는 날이면 음악 작업을 이어간 그의 시간을 담담히 따라간다.
그는 끝까지 음악 활동을 놓지 않은 예술가였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해 지역 출신 어린이들로 구성된 ‘도호쿠 유스 오케스트라’를 설립해 음악감독으로 애정을 쏟았다. 타계 며칠 전에도 병상에 누워 산소마스크를 쓴 채 오케스트라 정기 공연의 온라인 중계를 스마트폰 화면으로 지켜봤다. 보이지 않는 지휘봉을 휘두르듯 오른팔을 허공에 움직이며 깊이 몰입했다. 그는 임종 1시간 전,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피아노를 연주하듯 오른손을 움직였다.
NHK 스튜디오에서의 피아노 연주 장면도 담겼다. 체력 저하로 하루 몇 곡씩 나눠 촬영한 이 연주는 차남 네오 소라 감독이 촬영했으며, 2023년 장편 영화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로 공개된 바 있다.
그는 끝까지 소리를 가까이 두고, 소리와 함께 살아갔다. 빗소리를 사랑했고, 병상 머리맡에 작은 금속을 두고 미세한 금속음을 포착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새벽에도 비가 내렸다.
반전·반원전 운동가이기도 했던 그는 말년에도 현실을 향한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분노를 표했고, 우크라이나의 전쟁 폐허 속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젊은 음악가를 위해 곡을 남겼다.
영화는 설명을 덜어내고 응시에 집중한다. 관객은 스크린 앞에서 한 예술가의 마지막 기록과 고요히 마주하며, 좀처럼 얻기 힘든 깊은 사유의 시간을 건네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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