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한국 망했다”던 출산율 0.99명 반등…그래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 [한강로 경제브리핑]

입력 :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1월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99명으로 1.0명에 육박하면서 저출생 반등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통상 아이를 많이 낳는 ‘1월 효과’에다 인구 규모 자체가 큰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이 출산 적령기에 접어든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출산율이 가장 높은 30대 초반 여성 인구가 2032년 이후 150만명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등 저출생 대응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아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출산율 반짝 반등 이면의 인구절벽

 

26일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4명을 기록한 뒤 2023년(0.72명)까지 8년 연속 감소했다.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법대 명예교수 등 세계 석학들이 “한국은 망했다”고 우려했던 것도 이 기간이었다. 하지만 2024년 합계출산율이 0.75명, 지난해 0.80명을 기록하며 저출생 흐름은 반등했고, 올해도 1월 출생아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1% 넘게 늘며 ‘청신호’가 켜졌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코로나19 사태로 미뤘던 혼인이 증가했다. 혼인 건수는 2021년 19만2507건, 2022년 19만1690건까지 낮아졌지만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된 뒤 2023년 19만3657건, 2024년 22만2412건, 지난해 24만370건까지 증가했다.

 

혼인·출산을 긍정하는 인식 변화도 감지된다. 저출생고령사회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 대책에 대한 원인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2025년 8월 70.8%로 2024년 3월(61.1%) 대비 9.7%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인구효과를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단 분석이다. 인구 규모 자체가 큰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의 자녀들이 주 출산 연령층에 진입한 효과를 걷어내면 출생아 수가 급감하는 기간이 곧 찾아온다는 것이다. 국가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출산율이 가장 높은 30~34세 여성 인구는 지난해 170만142명, 올해 172만458명으로 소폭 상승한 뒤 2027년 170만8959명, 2028년 169만1835명으로 내리막길을 걷는다. 2033년에는 146만1190명으로 150만명선이 무너진다. 출산율을 방어하더라도 인구 규모 자체가 쪼그라들어 출생아 수가 급감하는 시기가 곧 도래하는 셈이다.

 

이에 출생이 급감했던 시기(2015년 이후)를 분석해 보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인구동태 및 합계출산율 변화 분석 연구’에 따르면 저출생이 본격화한 2015년 전후로 합계출산율에 미친 요인은 달랐다.

 

연구진은 현재 자녀 수 상태에서 다음 시점(1년 후)에 다른 자녀 수 상태로 전이(변화)할 확률을 이용해 합계출산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우선 합계출산율이 약 0.30명 감소한 2000~2015년은 무배우에서 유배우로 변화하는 ‘혼인 전이확률’ 하락이 감소분의 약 132.5%를 설명했다. 즉, 이 기간 혼인이 감소하지 않았더라면 합계출산율이 0.39명 덜 줄었을 것이란 의미다. 다만 이 기간에는 배우자가 있는 여성이 첫째아 출산으로 상태가 변하는 ‘유배우 출산 전이확률’이 증가해 합계출산율 감소 효과를 상쇄했다. 실제 주 출산 연령대인 30~34세의 유배우 출산율(인구 1000명당 명)은 2000년 103.8명에서 2015년 201.6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2015년부터 2020년에는 혼인 및 유배우 출산율(첫째아)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며 합계출산율이 급감(0.47명)했다. 연구진은 “혼인 진입을 가로막는 구조적 장벽을 해소하는 것이 정책적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면서 “신혼부부 주택 지원 확대, 청년 세대의 일자리 지원 등이 보다 확대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어 “현재 우리나라 저출산 정책은 다자녀 중심의 인센티브 체계를 가지고 있는데, 첫째 자녀 출산을 지원하고 초기 출산 진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이란 전쟁에 얼어붙은 소비심리

 

미국·이란 전쟁으로 유가와 환율이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의 가계 형편과 경기에 대한 심리가 얼어붙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도 쪼그라들었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0으로 지난달(112.1)보다 5.1포인트 떨어졌다. 비상계엄 사태 당시 2024년 12월(-12.7포인트) 이후 1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반도체 수출 호조와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1월과 2월 각 1.0포인트, 1.3포인트 올랐지만 석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번 조사는 이달 10∼17일 전국 2266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돼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가 그대로 반영됐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현재생활형편은 6개월 전과 현재를 비교, 생활형편 등 나머지 전망치는 6개월 후를 가정해 조사한다. 이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지난달과 비교해 CCSI 6개 지수 가운데 향후경기전망은 13포인트 떨어진 89로 암울했다. 현재경기판단(86)도 9포인트 떨어져 저조했다. 생활형편전망은 4포인트 떨어진 97, 가계수입전망은 2포인트 떨어진 101로 6개월 후 가계 형편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소비지출 전망은 111로 지난달과 동일해, 형편이 나빠져도 지출은 줄이지 못할 것으로 여기는 가구가 많았다. 

 

이흥후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이란 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 증시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부정적 경기 판단이 늘어나면서 소비자심리지수가 상당 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최상단이 전날 6.8%까지 상승한 가운데 향후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6개월 후 금리 수준을 예상한 금리수준전망지수(109)는 전달보다 4포인트 올랐다.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2.7%)은 한 달 사이 0.1%포인트 높아졌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2.0%로 완만했지만, 최근 고유가·고환율이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끌어올렸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1년 후 집값에 대한 기대 심리인 주택가격전망지수(96)는 12포인트 급락했다. 이 지수는 올해 1월 124까지 올랐으나 지난달 역대 최대폭인 16포인트 하락에 이어 두 달 연속 떨어졌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돌면 1년 뒤 집값 하락을 점치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이 팀장은 “2025년 2월 이후 13개월 만에 주택가격전망지수가 100을 하회했다”고 말했다.


오피니언

포토

김희애, ‘숏컷’ 변신
  • 김희애, ‘숏컷’ 변신
  • 나나 '상큼 발랄'
  • 서현 '화사한 꽃 미모'
  • [포토] 박하선 '벚꽃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