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력 9년만에 본국 수사·재판
수갑찬 채 마스크 없이 고개 꼿꼿이
기자에 손가락질하며 “남자도 아냐”
정부 ‘인도 기간 연장’ 등 협의 방침
李 “국민 해치는 자 반드시 잡을 것”
이른바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닉네임 ‘전세계’)이 25일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전격 송환됐다. 2016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의 핵심 인물이자 수감 이후에도 텔레그램 등을 이용해 국내에 대규모로 마약을 유통하기도 한 박왕열은 정부가 송환 노력을 기울인 지 9년여만에 본국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됐다.
박왕열이 탄 항공기는 오전 6시34분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흰 상·하의에 회색 카디건을 걸치고 남색 야구모자를 쓴 그는 그는 오전 7시16분 고개를 꼿꼿이 든 채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무표정한 얼굴엔 수염이 덥수룩했고, 수갑을 가린 천 위로는 팔에 한 문신이 드러났다.
인천공항=뉴스1
그는 취재진의 ‘필리핀 교도소에서 호화 생활을 했느냐’는 등 질문엔 묵묵부답이었으나, 한 기자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너는 남자도 아니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왕열은 인천공항에서 곧장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로 이송됐다. 수사를 맡은 경찰은 박왕열의 마약 유통 조직 실체 규명에 집중하는 한편, 범죄수익 환수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수산물 수입·유통회사 대표 출신인 박왕열은 국내에서 다단계 금융사기를 벌이다 필리핀으로 도주, 2016년 10월 바르콜라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150억원대 유사수신 혐의로 도피해온 한국인 남녀 3명을 총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 공범 김모씨는 귀국 후 경찰에 붙잡혀 징역 3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박왕열은 필리핀 현지에서 체포됐으나 두 차례 탈옥했다가 다시 붙잡혔고, 2022년 단기 52년·장기 60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수감된 뒤에도 텔레그램 등으로 국내에 필로폰을 유통하는 한편, 호화 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2017년부터 필리핀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지만, 필리핀 정부는 자국 재판과 형 집행 등을 이유로 거절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마닐라 정상회담에서 임시 인도를 요청한 것을 계기로 수 차례 실무협의 끝에 ‘동남아 3대 마약왕’ 중 마지막으로 박왕열을 국내 법정에 세울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동남아 3대 마약왕 ‘사라김’ 김모씨는 2022년 7월 베트남에서 검거돼 국내로 송환된 뒤 대법원에서 징역 25년이 확정됐고, 탈북자 출신 최모씨는 같은 해 캄보디아에서 붙잡혀 송환돼 올해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박왕열의 국내 수사·재판이 종료된 후에는 그를 다시 필리핀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이지연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은 박왕열 송환 직후 인천공항 브리핑에서 “임시 인도의 경우 기본적으로 피의자의 임시 인도 청구서에 기재된 범죄 사실에 한해 수사·재판이 종결된 경우 피청구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하지만 이 사건은 수사·재판 경과에 비춰 필요하다면 필리핀 당국과 협의해 임시 인도 기간을 연장하는 등 조건을 추가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박왕열 인도 소식을 전하며 “대한국민을 해치는 자는 지구 끝까지 추적해서라도 반드시 잡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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