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준PO에서 떨어졌는데 요시하라 매직이요?” 아니오. 예상 깬 흥국생명의 질주는 ‘요시하라 매직’ 덕분 맞아요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입력 : 수정 :
장충=남정훈 기자 che@segye.com[현장취재]

인쇄 메일 url 공유 - +

[장충=남정훈 기자]

 

“저도 몇 번이나 이 단어를 썼고, 다른 많은 기자들이 올 시즌 흥국생명의 예상을 깬 행보의 원동력으로 당신의 지도력을 꼽으며 ‘요시하라 매직’이라고들 합니다. 이 표현에 동의하시나요?”(본 기자)

 

“(웃으며) 우리 팀에 대한 그 정도로 평가가 낮았었나요? 우리는 우승이 목표였는데...팀을 이기게 만들고, 선수들을 육성하는 게 내 일입니다. ‘매직’이라는 단어가 좋은 의미이라면 감사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배구에서 제가 뭘 할 수 있는지, 한국 배구가 다시 세계로 나갈 수 있게 제 역할을 하겠습니다.”(흥국생명 요시하라 토모코 감독)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는데 무슨 ‘요시하라 매직’이냐고? 아니. 봄 배구 진출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받을 만했고, ‘요시하라 매직’은 여전히 유효하다.

흥국생명의 2025~2026시즌이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던 준플레이오프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GS칼텍스의 ‘정수’인 실바에게만 42점을 얻어맞으며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했지만, 올 시즌 흥국생명이 보여준 질주는 아름다웠다.

 

흥국생명은 2025~2026시즌을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맞이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평가는 냉혹했다. 봄 배구 진출은 고사하고 꼴찌 후보로 꼽는 이들도 많았다.(맞다, 본 기자도 ‘스포츠앤플러스’ 유튜브에서 흥국생명을 꼴찌로 꼽았다. 나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두 선배도...)

이런 평가를 내린 이유는 딱 하나. ‘배구여제’ 김연경의 빠진 빈자리가 워낙 커보였기 때문이다. V리그가 낳은 역대 최고의 선수가, 기록적으로도 공격종합 2위, 리시브 2위로 희대의 공수겸장의 선수인 데다 선수단의 정신적 리더 역할을 해주던 선수가 빠져나갔으니 어쩌면 이런 평가는 당연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이탈리아) 감독의 후임으로 흥국생명의 지휘봉을 잡은 요시하라 감독에게 주어진 상황은 생각보다 엄혹했다. 김연경만 빠져나간 게 아니었다. 우승 세터인 이고은도 부상으로 인해 2025~2026시즌을 단 한 경기도 소화하지 못했다. 대체불가의 에이스에 ‘세터 놀음’이라 불리는 배구에 우승을 일궈냈던 세터까지 쓰지 못하는 상황.

그러나 요시하라 감독은 주어진 자원을 활용해 적어도 쉽게 지지 않는, 끈끈한 조직력과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팀을 만들어냈고, 한때 리그 선두를 넘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시즌 막판 다소 부진하며 준플레이오프까지 미끄러지고, 실바라는 최강 외인에 의해 봄 배구가 단 1경기 만에 끝났지만, 누구도 흥국생명의 올 시즌을 실패라고 할 수는 없다.

 

요시하라 감독이 팀을 바꿔놓은 건 탄탄한 기본기 덕분이다. 부임하자마자 볼 하나를 다루는 기술부터 다시 가르쳤고, 덕분에 수비와 연결 등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김연경이 빠져나갔기 때문에 흥국생명의 리시브 라인은 리그에서 하위권이었고, 실제로 리시브 효율에서 크게 뒤진 경기도 잡아내는 모습을 왕왕 만들어냈다. 리시브가 흔들려도 공격수가 때리기 좋게 잘 연결해내고, ‘정확’ 판정을 받지 못한 리시브로도 세터들이 속공이나 이동, 퀵오픈 등 세트 플레이를 만들어낸 덕분이었다.

그리고 하나 더. 흥국생명이 공격종합 리그 5위(38.34%), 블로킹 리그 꼴찌(세트당 2.154개), 리시브 효율 5위(25.56%), 수비 6위(세트당 24.566개) 등 공수에 걸쳐 그리 높지 않았음에도 패수(17패)보다 승수(19승)이 더 많을 수 있었던 건 범실을 최소화하는 효율적인 배구 덕분이었다. 흥국생명의 팀 범실은 562개로 리그 최하였다. 범실 최다였던 정관장(726개)보다는 164개나 더 적었고, 최소 범실 2위였던 도로공사(624개)보다도 62개나 더 적었다. 거저 주는 득점을 최소화한 덕분에 리그 하위권 수준의 공격과 수비로도 흥국생명은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발휘했다는 얘기가 된다.

 

요시하라 감독은 선수단 전원을 고르게 활용했다. 이고은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컨디션이 좋은 세터들을 두루 기용했다. 신예 서채현에게 시즌 초반 주전을 맡겼다가 ‘신인 감독 김연경’을 통해 다시 V리그로 컴백한 이나연도 활용했다. 김다솔, 김연수, 박혜진까지 선수단에 있는 세터 5명을 적절히 기용하면서 공격 효율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 애썼다. 흡사 야구로 치면 집단 마무리 체제같은 느낌이랄까.

외국인 선수도 부진하거나 컨디션 난조를 보이면 가차없이 웜업존으로 불러들였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외인 없이 국내 선수들로만 플레이하는 모습이 많이 나왔던 흥국생명이다. 실제로 지면 끝장인 24일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레베카를 선발 출장 명단에서 과감히 제외했던 요시하라 감독이었다.

최은지는 요시하라 감독이 재발견한 대표적인 선수다. 2011년 V리그에 데뷔했지만, 그간 쓰임새가 애매했던 최은지는 요시하라 감독 체제에서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로 거듭났다.

 

요시하라 감독은 내년 시즌에도 흥국생명의 지휘봉을 잡는다. 그는 “이제 시즌이 끝났으니 분석을 통해 선수단의 전체적 레벨을 올려야한다”라면서도 “어떤 팀으로 돌아올지는 아직 말씀드릴 수 없다. 조금만 더 시간을 들여 분석한 뒤 내년 시즌엔 더 나은 팀으로 돌아오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오피니언

포토

[포토] 수지, 사랑스런 볼하트
  • [포토] 수지, 사랑스런 볼하트
  • 이수경 '사랑스러운 미소'
  • 베이비돈크라이 베니 '청순 매력'
  • [포토] 있지 유나 '심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