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남정훈 기자] “제가 더 떨리는 것 같아요”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2025~2026 V리그 여자부 준플레이오프(단판 승부)가 열린 24일 서울 장충체육관. 경기 전 만난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에게 ‘좋은 꿈 꿨느냐’라고 묻자 “잠을 잘 못 잤다. 선수들보다 제가 더 떠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GS칼텍스가 트레블을 달성했던 2020~2021시즌 이후 5시즌 만에 맞는 봄 배구다. 이영택 감독 개인에게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고 처음 경험하는 포스트시즌 무대다. 선수들보다 본인이 더 떨린다는 말이 충분히 이해가 됐다.
이 감독은 “그래도 오늘보다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더 긴장됐던 것 같다”라면서 “선수들이 마음껏 즐기는 배구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GS칼텍스는 지난 18일 열린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현대건설전에서 3-0 승리를 거두며 봄 배구 진출을 확정했다. 이미 정규리그 2위가 확정된 현대건설이 주전급 선수들을 다 빼고 치른 경기였지만, 스포츠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에 이 감독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더 긴장하며 치렀다.
GS칼텍스 배구의 ‘정수’는 실바(쿠바)다. 트라이아웃 체제에서 여자부 역대 최강의 외국인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선수다. V리그 남녀부 통틀어 최초로 3시즌 연속 1000득점을 넘어섰고, 올 시즌엔 1083점으로 V리그 여자부 역대 최강 외인으로 손꼽히는 몬타뇨(전 KGC인삼공사)의 1076점을 뛰어넘으며 단일 시즌 역대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이 감독으로선 실바에게 공을 몰아주자니 상대 블로커들의 집중 견제가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실바를 엮어 다른 공격수들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부담스럽다. 이 선택의 갈래에서 어떤 결정을 내렸느냐 묻자 “어쨌든 우리 팀의 가장 큰 무기는 실바이기 때문에 마음껏 주라고 했다. 어쨌든 강력한 무기를 안 쓰고 아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세터들에게 이것저것 생각 복잡하게 하지 말고 마음껏 주라고 했다”라고 답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특별한 얘기나 주문을 하지 않았다. 이 감독 본인도 현역 시절 중요한 경기라고 해서 특별한 주문을 듣는 게 그리 마뜩찮았기에 나온 처사다. 그는 “선수들에게 5년 만에 봄 배구에 오게 된 걸 칭찬해줬다.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가 있었겠나. 다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봄 배구가 결정되다 보니까 기쁨은 누릴 만한 시간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좀 더 플레이오프, 계속 올라가서 봄배구 기분을 한번 길게 느껴보자고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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