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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고 위험 노후 풍력발전기, 5년 내 128기 더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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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기자, 영덕=이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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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구멍… 안전사고 우려 확산

가동기간 20년 넘는 발전단지 22곳
설비용량 기준 15% 설계수명 초과
운영 중인 발전기 포함 땐 208기
3년 주기 검사만 의무… “규제 강화를”

20년 이상 가동된 경북 영덕풍력발전단지에서 정비 작업 중 화재로 인명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노후 발전기가 5년 내 128기 더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설비용량 기준으로 전체 발전기 중 무려 15%가 노후화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보급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노후 설비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4일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실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년 이내 새로 준공 이후 가동 기간이 20년 이상이 되는 풍력발전단지는 총 22곳으로 집계됐다. 발전기 기준으로 모두 128기에 이른다. 일반적인 풍력발전기 설계수명은 20년이다. 당장 제주에 있는 한국남부발전 한경풍력 5기, 전북 군산의 전북도청 새만금풍력 4기가 내년부터 가동 기간이 20년이 된다. 2028년에는 최소 24기, 2029년에는 최소 52기가 새로 20년 가동 기간을 채우게 된다.

처참한 현장 24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한 풍력발전기가 전날 발생한 화재로 소실돼 구조물만 남아 있다. 이 사고로 발전기에 올라가서 수리하던 작업자 3명이 숨졌다. 경찰은 화재 원인과 사망 경위 등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영덕=뉴시스
처참한 현장 24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한 풍력발전기가 전날 발생한 화재로 소실돼 구조물만 남아 있다. 이 사고로 발전기에 올라가서 수리하던 작업자 3명이 숨졌다. 경찰은 화재 원인과 사망 경위 등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영덕=뉴시스

이번에 사고가 난 영덕풍력발전단지처럼 이미 20년 이상 가동 중인 풍력발전단지가 총 9곳이고, 발전기 기준으로는 80기다. 5년 뒤면 가동 20년 이상 노후 발전기가 모두 208기에 이른단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설비용량 기준으로 보면 현시점 이미 20년 이상 가동된 발전기의 경우 약 126㎿(메가와트), 앞으로 5년 내 가동 기간 20년을 채우게 되는 발전기 약 228㎿ 등으로 모두 약 354㎿ 상당 규모 발전기가 노후화되는 셈이다. 이는 풍력발전기 누적 설비용량(2024년 2271㎿)의 15.6%에 이르는 규모다. 이번에 사고가 난 영덕풍력발전단지는 발전기가 모두 24기로 2004∼2005년 준공돼 운영하다 지난달 2일 가동 중이던 발전기 21호기 블레이드(날개) 파손에 따른 타워구조물(기둥) 꺾임 사고가 나 모든 발전기 가동이 중단됐다.

이 사고로 정부 등 관계기관이 합동 조사를 진행해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고 원인이 확인되면 점검, 보강 등을 거쳐 재가동 시기를 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고 49일 만인 전날 19호기에서 불이 나 블레이드 연마 작업 중이던 외주업체 직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북 영덕군 창포풍력발전단지 화재 사고 이틀째인 24일 풍력발전단지에 있는 발전기 블레이드에 대형 접착 물체가 부착돼 있다. 뉴스1
경북 영덕군 창포풍력발전단지 화재 사고 이틀째인 24일 풍력발전단지에 있는 발전기 블레이드에 대형 접착 물체가 부착돼 있다. 뉴스1

전문가들은 가동 20년 이상 노후 풍력발전 설비가 사실상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풍력발전기의 경우 전기안전관리법에 근거한 3년 주기 정기검사 의무가 있을 뿐 설계수명을 도과한 노후 설비에 대한 관리 제도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영덕풍력발전단지는 2023년 9월 전기안전공사 정기검사에 합격했지만 약 2년3개월 지나 연거푸 사고가 난 경우다.

김범석 제주대 풍력공학부 교수는 “전기안전공사가 진행하는 3년 주기 정기검사로 충분하냐는 게 제 생각”이라며 “노후 기기는 사고 발생 위험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기준을 정해서 10년 이상이나 15년 이상 설비에 대해서는 매년 점검을 받게 하는 등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화재 사고로 풍력발전 설비가 소방시설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건축물과 달리 소화설비 설치 등 의무가 없는 점도 부각된 상황이다.

박 의원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라는 양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노후 설비가 급증하는 만큼 이제 안전 관리 측면에서 질적 성장에도 집중해야 한다”며 “정기검사 주기 단축, 소화설비 설치 의무화 등 보완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24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한 풍력발전기가 전날 화재로 까맣게 탄 채 서 있다. 뉴시스
24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한 풍력발전기가 전날 화재로 까맣게 탄 채 서 있다. 뉴시스

경찰은 영덕풍력발전단지 사고 관련해 참고인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화재 당시 작업 과정과 안전 관리 실태, 안전 수칙 준수 여부, 사고 원인 등 규명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경찰은 사업자 등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노동당국은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덕군은 “잇단 사고가 난 영덕풍력발전단지 철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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