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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베 ‘고장’ 붙이던 택배기사, 기장 살해범이었다…“양아치한테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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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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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前부기장 영장심사…“기득권에 복수한 것”
계획범죄 정황 잇따라…사이코패스 기준은 미달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숨지게 한 50대 전직 부기장이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사이코패스 진단평가(PCL-R)에선 기준 미달 점수를 받아 ‘피해망상’ 범죄에 무게가 쏠린다.

옛 직장 동료인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50대 남성 김모씨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받기 위해 20일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오른쪽은 지난 17일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범행을 하고 갈아입을 옷과 흉기를 여행 캐리어에 담아 이동 중인 김씨 모습. 뉴시스·TV조선 보도화면 캡처
옛 직장 동료인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50대 남성 김모씨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받기 위해 20일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오른쪽은 지난 17일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범행을 하고 갈아입을 옷과 흉기를 여행 캐리어에 담아 이동 중인 김씨 모습. 뉴시스·TV조선 보도화면 캡처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김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후 부산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에 “조직적인 기득권의 양아치 짓에 복수한 것”이라며 “항공사마다 공군사관학교 기득권이 엄청난 부패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부당한 기득권에 맞서 내 할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호송 과정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고 취재진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등 시종일관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김씨는 지난 17일 오전 5시30분쯤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전 직장 동료였던 기장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의 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하루 전인 1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또 다른 동료 기장 B씨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으며, 부산 범행 직후에도 경남 창원의 동료 C씨를 찾아가 추가 범행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7일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50대 현직 항공사 기장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경찰 과학수사대 관계자들이 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뉴스1
지난 17일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50대 현직 항공사 기장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경찰 과학수사대 관계자들이 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뉴스1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씨는 공군사관학교 선배이자 전 직장 동료였던 기장 4명에게 원한을 품고 수개월 전부터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다. 김씨는 이들의 동선을 분석하기 위해 퇴근길에 차를 이용하거나 도보로 뒤쫓으며 집 위치를 파악했다. 최근 수개월 동안 정확한 거주지를 알아내기 위해 택배기사로 사칭해 해당 아파트를 수차례 방문했다. 택배기사로 보이도록 복장을 갖춘 뒤 물품을 들고 아파트에 들어가 초인종을 누르며 범행 대상자의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했다.

 

실제 범행도 계획적으로 실행했다. 김씨는 지난 16일 오전 4시30분쯤 범행 당시 피해자가 사는 아파트 층의 엘리베이터 출입문에 ‘고장’이라는 팻말을 미리 붙였다. 김씨가 비상계단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출근길에 나섰던 피해자는 실제 계단으로 향했다가 김씨와 마주쳤다. 김씨가 피해자의 목을 조르며 살해하려 했으나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해 미수에 그쳤다.

옛 직장 동료인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씨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받기 위해 20일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부산=뉴시스
옛 직장 동료인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씨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받기 위해 20일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부산=뉴시스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 결과 기준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와 별개로 김씨의 정신 건강 상태가 범죄에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고 있다. 공군사관학교 기득권에 대항해 범행했다고 주장을 이어 나가고 있는 김씨에 대해 전문가나 김씨의 동료 등은 그가 피해망상 증상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공군사관학교 비 조종사 출신인 김씨가 조종사 정기 평가에서 한차례 떨어지고 복직을 앞두고 건강상의 문제로 항공 신체검사도 통과하지 못하자 공군 조종사 출신 기장들에 대해 피해의식이 생겼다는 게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범행 동기로 꼽힌다. 그는 B, C씨와 같은 항공사에서 부기장으로 근무하던 중 같은 직장 기장들과 갈등을 겪었고, 2년 전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등 보강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은 내주 초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어 김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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