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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위태위태한데… EU도 심각한 내부 분열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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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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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슬로바키아 “우크라 자금 지원 반대”
900억유로 긴급 대출 안건 EU 회의에서 부결
트럼프는 나토 향해 “매우 실망… 탈퇴 검토”

서방의 단결과 연대를 상징하는 양대 축이라 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이 위태롭다. 나토가 미국의 이란 공격 앞에서 분열했다면, EU를 흔드는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는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자금 지원 방안을 끝내 통과시키지 못했다. EU 회원국이면서 러시아와도 가깝게 지내는 헝가리 그리고 슬로바키아의 반대 탓이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절친한 그는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놓고 EU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중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절친한 그는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놓고 EU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중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앞서 EU는 러시아와의 전쟁 장기화로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900억유로(약 155조원)의 긴급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날 정상회의에 참석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해당 내용이 담긴 EU 정상들의 공동 성명 채택을 완강히 거부했다.

 

EU 정상회의는 사실상 만장일치 의사 결정 구조를 갖고 있어 회원국 중 어느 한 국가라도 반대하는 안건은 가결될 수 없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드루즈바 송유관에서 비롯한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을 이유로 들었다. 드루즈바 송유관은 러시아 동부에서 시작해 옛 소련 국가들을 거쳐 독일까지 연결되는 세계 최장의 석유 파이프라인이다. 송유관은 중간에 우크라이나 영토도 1500㎞가량 경유한다. 그런데 올해 1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송유관이 훼손돼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중단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러시아∼헝가리를 잇는 송유관을 복구하라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러시아∼헝가리를 잇는 송유관을 복구하라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즉각 송유관을 복구해 원유 공급을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외국에 원유를 팔아 전쟁 수행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고 있음을 잘 아는 우크라이나로선 이를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러자 헝가리·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가 일부러 송유관을 원상 회복하지 않는다”며 보복 조치로 EU의 우크라이나 대출 지원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EU의 전방위 설득과 압박에도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원유 공급을 재개하기 전까지는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결정을 결코 지지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 확고하다.

 

이를 두고 오는 4월 총선을 앞둔 오르반 총리가 헝가리와 우크라이나, 헝가리와 EU의 갈등을 각각 부각하며 반(反)서방, 반EU 성향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상회의가 ‘빈손’으로 종료한 뒤 참석자들은 오르반 총리 등을 향해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핀란드의 페테리 오르포 총리는 “오르반 총리가 선거 운동에서 우크라이나를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며 “그는 우리를 배신했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오르반 총리 바로 앞에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헝가리를 강력히 성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란과 전쟁 중인 미국의 해군 함정 파견 요청에 나토 동맹국들이 불응하자 그는 “나토가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으며 아주 실망했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란과 전쟁 중인 미국의 해군 함정 파견 요청에 나토 동맹국들이 불응하자 그는 “나토가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으며 아주 실망했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이란과 전쟁 중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상선들 보호를 위해 해군 함정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은 나토 동맹국들은 손사래를 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에 격분한 트럼프는 17일 “나토가 매우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나는 나토에 아주 실망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의 나토 탈퇴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는 “그것(나토 탈퇴)도 분명히 우리가 검토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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