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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박탈 벼르는 與강경파… 법조계 “최후의 견제장치” [검찰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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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안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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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소법 개정 논의도 ‘뜨거운 감자’

李 “예외적 상황 인정” 언급에도
강경파 “보완수사권 없애야 완성”
檢 안팎 “권한 아닌 국민 보호의무”

“예심 기능 사라져 법원 부담 가중
억울한 사람 처벌 받을 수도” 우려
특사경 지휘권 삭제도 여진 계속

올해 10월 2일 검찰청 폐지 후 신설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법안에 여권 내 강경파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검찰개혁 논의의 ‘뜨거운 감자’인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에 이목이 쏠린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명시한 형사소송법 개정 시점이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늦춰졌지만, 이런 기조가 이어진다면 보완수사권은 물론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공언한 보완수사요구권마저 박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조계에선 “기존 형사사법체계의 ‘최후 견제 장치’인 보완수사권은 국민의 사법시스템 접근권과도 직결된 문제라 정치적 논쟁 대상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정·청(민주당·정부·청와대)이 공소청 검사의 수사 지휘 및 수사 개입 관련 조항 등을 삭제한 중수청·공소청 설치법 최종안을 조율해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1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당·정·청(민주당·정부·청와대)이 공소청 검사의 수사 지휘 및 수사 개입 관련 조항 등을 삭제한 중수청·공소청 설치법 최종안을 조율해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1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여당 강경파 사이 ‘이견’

 

18일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보완수사권은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가 미흡하거나 인권 침해 등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거나 지시·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뜻한다. 보완수사요구권은 보완수사를 요구만 할 수 있는 보다 협의의 개념이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줘야 한다는 입장을 수 차례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구더기가 싫다고 그 장독을 없애면 되겠나”라는 말로 예외적인 상황에서의 보완수사권은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성호 법무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그러나 여권 강경파는 검찰의 직접수사권뿐만 아니라 보완수사권까지 없애야 진정한 ‘수사·기소 분리’를 완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검찰이 보완수사권을 활용해 수사 대상을 확장하거나 직접수사를 시도할 가능성을 사전 차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부의 공소청법·중수청법 초안과 한 차례 여당 의견을 반영해 재입법예고한 안보다 한층 더 ‘강경해진’ 법안이 최종안이 되자 추후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최근 보완수사권 관련 전문가 토론회 등을 연달아 여는 등 의견 수렴 절차를 밟고 있다. 추진단이 지난해 12월17일부터 올해 1월25일까지 국민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조사에선 응답자의 45.4%가 ‘현행과 같이 직접 보완수사를 인정하거나 제한적으로라도 인정해야 한다’고 답했고, 34.2%는 ‘직접 보완수사나 보완수사요구권을 금지해야 한다’고 했다.

◆“‘檢 권한’ 아닌 국민 위한 것”

 

법조계에선 보완수사권을 단순히 검사의 권한으로만 볼 게 아니라 우리 형사사법체계에서 최소한의 통제 장치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검찰이 과거의 과오로 수술대에 올랐다는 데 동의하는 이들조차 검찰의 수사 기능을 완전히 없앨 경우 그 피해는 온전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한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박찬운 한양대 법전원 교수가 자문위원장직에서 사퇴하며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완전히 폐지하자는 주장은 형사사법 절차를 감내하기 어려운 혼란 속으로 밀어 넣을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 게 대표적이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통화에서 “보완수사권이 검사의 권한이라고 생각을 하니까 무조건 없애고 봐야겠다는 주장을 하는 것 같은데, 검사 입장에서 보완수사권은 차라리 없는 게 편할 때도 있는, 권한이 아니라 의무 같은 것”이라며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청주지검 충주지청의 3년차 평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검사는 최종적으로 판사와 변호사를 상대로 법정에서 다퉈야 하는데,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제한한다는 발상이 과연 상식적인지 의문이 든다”고 항변했다.

 

보완수사권 폐지는 부실 기소로 이어지며 결국 무죄율 상승의 결과를 낳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까지는 검사가 (보완수사권을 행사해) 일종의 ‘예심’ 기능을 했는데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 모든 부담이 법원으로 가게 된다”며 “법원에 과부하가 걸릴 뿐만 아니라 억울한 사람이 처벌을 받는다든지, 또는 처벌을 받아야 할 사람이 처벌 받지 않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얘기”라고 우려했다.

 

장애인권법센터 김예원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법률 전문가인 검사가 무료로 모든 사건을 송치받아 다시 검토해주고 보완수사를 해주던 시절은 이제 끝났다”며 “절대 범죄 피해를 당하지 마시라”고 토로했다.

 

◆특사경 지휘권한 박탈도 문제

 

당·정·청이 합의한 공소청법 최종안에서 검사의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지휘권 조항이 삭제된 것을 겨냥한 비판도 꼬리를 물고 있다. 특사경은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으로 금융, 세무, 환경 등 분야 범죄의 1차 수사를 담당한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 글에서 “수사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경찰관들도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은 복잡한 수사절차를 형사소송법이나 수사 실무를 접해본 적 없는 공무원들이 독자적으로 제대로 해낼 수 있겠나”라며 “특사경 제도의 현실이나 검사가 특사경 지휘를 통해 실제 하는 일이 뭔지도 이야기가 된 건지, 수사 제도나 사법 절차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었던 게 아닌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실제 특사경의 수사 전문성 부족이 문제가 된 사례가 상당하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대구지검 의성지청이 2023년 3월 경북 의성·청송·군위군청 소속 특사경 담당 사건을 전수 점검한 결과, 교통 특사경이 맡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사건에서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례가 무더기로 확인됐다. 적발 건수는 286건으로, 당시 해당 지역 교통 특사경이 수사 중이던 전체 사건의 32.3%에 달한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 출석해 특사경의 수사 전문성 부족 문제를 언급하며 “검사가 특사경에 대해 협조·감독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소청법을) 설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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