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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두서없이 전쟁 시작' 갈수록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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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민과 세계에 전략을 설명하지 않은 채 이란과 전쟁을 일으켰으며 전쟁이 진행되면서 애당초 전략다운 전략을 갖고 있지 않았음이 드러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말만으로 이번 전쟁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Trump Can’t Spin His Way Out of This War)”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그같이 지적했다. 다음은 사설 요약.

 

전쟁 시작 후 거의 3주가 지난 지금, 트럼프에게는 이란 정권의 붕괴를 이끌어낼 뚜렷한 계획이 없다. 목표가 이란 핵물질 탈취처럼 더 소박한 것이라고 해도 목표 달성을 위한 믿을 만한 구상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중동 전쟁이 낳는 예측 가능한 부작용, 즉 유가 급등과 세계 경제 악화를 초래하는 석유 공급 차질에 대한 대비도 없었다.

 

이 전쟁은 트럼프의 혼란스럽고 자아 중심적인 대통령직 수행 방식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국정 문제 담당할 자격 없음을 매일 증명"

 

과거 대통령들과 달리 군사 행동을 명령하면서 소수 측근 집단에게만 의존해 반대 의견과 잠재적 문제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마련된 신중한 절차를 외면했다.

 

트럼프는 전쟁이 목표를 거의 달성했다는 주장을 포함해 터무니없고 앞뒤가 맞지 않는 공개 발언을 쏟아냈다. 미국 미사일이 잘못 조준돼 발생한 수십 명의 이란 초등학생 사망이라는 비극적 사건에 대해 세상을 오도하려 했다. 거의 매일 그는 왜 가장 중대한 국정 문제를 그에게 맡길 수 없는 지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트럼프의 이란에 대한 직관은 몇 가지 면에서 옳았다. 트럼프는 온갖 악행을 저질러온 이란 정권이 보기보다 약하며 대결을 통해 더욱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을 간파했다.

 

지난 몇 년간 미국과 동맹국들이 부과한 경제 제재와 주로 이스라엘이 가한 군사 공격의 결합으로 이란의 역내 문제 조장 능력은 줄어들었다. 이란 화폐 가치는 폭락했다. 이란 지도자와 핵 과학자 다수가 사망했다. 방공망은 대부분 파괴됐고 미사일 비축량도 고갈됐다. 이란의 두 테러 대리 세력인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약화됐다. 이란의 위성 국가였던 시리아는 현지 반군에 의해 무너졌다.

 

그러나 트럼프는 전쟁을 시작하면서 이란 봉쇄를 넘어서는 더 큰 목표를 내세웠다. 첫 공습 직후 그는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이란 국민에게 말한다. 여러분의 자유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정부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고 이란의 차기 지도자를 자신이 승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는 이 목표들 중 어느 하나라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설명조차 하지 않았다.

 

옹호론자들은 모호함이 선택지를 보존하고 적을 혼란스럽게 유지하려는 전술이라고 주장해왔다.

 

◆전쟁 끝낼 구상 없이 시작

 

그러나 갈수록 어떻게 끝낼지 아무런 구상도 없이 전쟁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쟁에서 전략적 문제점 세 가지가 드러난다.

 

우선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들이 수십 년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베트남, 심지어 1950년대의 이란 자체에서 반복해온 실수를 되풀이했다. 즉 정권 교체가 실제보다 더 쉽게 달성되고 유지될 수 있다고 상상한 것이다.

 

이번 경우 그의 오만은 충격적이었다. 공군력만으로는 정부를 거의 절대로 무너뜨릴 수 없다. 오직 지상군만이 국가 권력 기구를 장악하고 새로운 지도자를 세울 수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정권 교체의 꿈을 그려왔다. 이란의 쿠르드 소수민족을 무장시키거나 현재 워싱턴 부유층 교외에 거주하는 이란 전 국왕의 아들 레자 팔라비의 귀환을 앞당기자는 무책임한 이야기가 나온다. 트럼프는 또 이란 안보 병력에 변절을 촉구하거나 이란 국민에게 정부를 "접수"하라고 부추기기도 한다.

 

이 중 어느 것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트럼프가 1월에 거리 시위를 촉구한 이후 이란 정권은 수천 명의 시위대를 학살하고 나라를 확실하게 장악한 채로 있다. 그 이후 시위는 거의 사라졌다.

 

둘째, 미국이 이란이 핵보유국이 되지 못하도록 하려는 핵심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지도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은 이스파한 인근 산악 지대 지하 터널 단지에 온전히 보존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이 우라늄을 보유한 채 전쟁이 끝난다면 핵폭탄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지난 몇 년간 겪은 군사적 굴욕으로 이란에 이전보다 더 강한 핵무기 개발 동기를 갖게 됐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우라늄을 탈취하려면 지상군 투입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음을 인정했다.

 

◆트럼프 "우라늄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난주 폭스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우라늄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두서없는 전쟁 기획은 믿음을 주지 못한다.

 

세 번째 문제는 세계 경제 충격 대비책이 없다는 점이다. 중동 전쟁은 유가를 올려 경제 혼란을 일으키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이란의 능력을 무시했다.

 

댄 케인 미 합동참모의장이 전쟁 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것을 경고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기 전에 항복하거나 미군이 해협을 열어둘 수 있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당연히 틀린 판단이었다. 이후 유가는 40% 이상 급등했다.

 

트럼프의 이후 대응은 궁여지책으로 보인다.

 

적국인 러시아에 대한 석유 제재를 해제해 선물을 줬다. 지난 주말엔 자신이 경멸해온 동맹국 영국, 프랑스, 일본, 한국과 심지어 중국에 해군 파견을 사정했다.

 

이 문제들 중 어떤 것이라도 몇 주 안에 해결될 기미가 보일 수도 있다.

 

◆최근 대응은 궁여지책 기미 뚜렷

 

그러나 전쟁 초기 몇 주 동안 트럼프의 행보는 신뢰를 주지 못하며 오히려 드러나지 않은 백악관의 전쟁 기획이 공개적 행태 만큼이나 무모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는 헌법이 요구하는 의회의 승인을 구하지 않았다. 유럽이나 동아시아 동맹국들과 함께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미국민에게는 전쟁의 피상적인 명분만 제시했다.

 

트럼프는 사업과 정치 경력 전반에 걸쳐 진실이 불편할 때 그것을 외면하고 자기에게 유리한 거짓말을 했으며 그것이 자주 통했다. 그러나 전쟁은 정치나 마케팅과 달리 언론 조작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트럼프의 허풍이 이란 전쟁의 현실을 바꿀 수는 없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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