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6회 연속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한 데는 환율과 집값 불안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금통위는 이란전쟁이 터지기 전 열려 최근 고유가·고환율과 이로 인한 경제 파급효과는 고려되지 않았다.
17일 한은이 공개한 지난 2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묶은 후 환율, 주택 가격 안정 추이, 대외 불확실성 전개 양상 등을 지켜보며 통화정책 방향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한 위원은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주요 가격 변수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경제의 성장 경로와 금융 안정 상황을 지켜보며 기준금리의 변경 여부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위원도 “주택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등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2.5%에서 동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며 “당분간 현재 기조를 유지하며 새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정책 여건 변화를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동결을 지지한 한 위원은 “그동안 외환 수급 등 국내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던 환율의 경우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지명, 미국 관세 정책 변화, 지정학적 위험 등 대외 요인 가세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주택 가격은 정부의 다각적 대책으로 상승 폭이 조정되고 매물도 늘어났지만, 비수도권으로 상승세 확산, 전월세 가격 상승 등 위험 요인도 잠재한 만큼 둔화 지속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위원들은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 성장세가 집중되는 ‘K자형 양극화’에 우려를 표했다.
한 위원은 “부문별 성장 차별화로 성장에 대한 물가 민감도가 약해진 것으로 보이는데, K자형 경제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에 대비한 통화정책적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짚었다. 다른 위원도 “반도체 경기 사이클의 확장 국면이 이전에 비해 길어진 만큼 경기 하락 국면이 오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K자형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의 제조업 지원을 제시한 금통위원도 있었다. 그는 “부문별 성장 차별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 지원도 인공지능(AI) 산업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고용 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다. 제조업 지원을 늘려 고용 창출 효과를 높이고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당시 회의가 미국·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열린 가운데 한 위원은 “미국과 이란 분쟁이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러·우 전쟁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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