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0분간 ‘깜짝 회동’을 했다. 이달 말 중국 방문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한 상당한 관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 작은 가능성이라도 살리기 위해 접촉과 대화가 늘리는 것이 좋다는 판단을 전달했다.
◆트럼프, “중국 갈 때일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김정은 만날 것”
미국을 방문 중인 김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예정에 없던 면담을 20여분간 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대화 내용의 상당 부분이 북한 문제에 대한 제 견해를 (트럼프 대통령이) 여쭤보는(물어보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북한, 김 위원장과 대화한 유일한 서방의 지도자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말씀을 드렸고,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피스메이커로서 유일한 역량을 지닌 리더라고 생각한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제 언급에 대해 굉장히 의미 깊게 생각하고 만족해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제안을 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 총리는 다만 본인이 한 제안에 대해 “북한과 작은 가능성이라도 살리기 위해 접촉과 대화를 늘리는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의 언사가 지난번 ‘못 만날 이유가 없다’ 정도의 표현에서 이번엔 ‘우리 사이가 꼭 나쁠 이유는 없다’ 등 관계 정상화를 암시하는 듯한 것으로 약간 진전된 표현이 사용된 것 등을 지적하면서 최소한 접촉과 대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제안 중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꽉 막힌) 문제를 풀어내는 카드로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있다”면서도 “공개하기 어렵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흥미를 보였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나는 건 참 좋다. 그런데 그게 이번에 중국 가는 시기일 수도 있지만 그건 아닐 수도 있고 그 이후일 수도 있는거 아니냐’라는 표현을 썼다”며 “그건 시기 문제가 핵심은 아니라는 것이고, 제 제안도 그 시기를 딱 그때(트럼프의 방중)에 맞춰서 앞당거기나 연계시키려는 차원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의) 시기가 빠르거나 아니면 중국 방문과 연계된 시기이면 그것도 자체로 의미가 있겠지만, 꼭 그것(방중 때)이 아니어도 본질적으로 대화 또는 접촉이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확고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총리, “한반도 문제 해결할 유일 지도자” 언급에 트럼프 활짝
김 총리는 북한 문제가 미국의 대외 정책에서 순위가 높지 않다는 지적에 “이것(북한 문제)이 미국의 대외 정책에서 우선순위가 높냐 아니냐는 제가 알 수 없지만, 관심의 영역에 분명히 존재한다는 느낌을 가졌고, 제가 일일이 소개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언급과 대화가 있었는데 상당히 관심이 있구나, 그리고 이 문제를 푸는 데 흥미가 있구나 하는 것은 확실히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구두로 드린 판단과 의견을 조금 더 자세히 영문으로 메모해서 미국을 떠나기 전에 전달해도 좋겠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더니, 그렇게 하라고해서 곧 전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 직후 한국시간이 새벽이었음에도 이 대통령에게 바로 보고했다.
이날 김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은 당초 예정돼 있지 않았으나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김 총리는 이날 낮 백악관에서 신앙사무국 국장인 폴라 화이트 목사와 오벌 오피스(미국 대통령 집무실) 옆 회의실에서 면담을 하던 도중 예정에 없었지만 화이트 목사의 주선으로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통역 없이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재명 대통령께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말씀을 항상 하신다.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지도자라는 말씀을 자주 한다’고 했더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바로 보좌관에게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찍은 사진을 갖고 오라고 하면서 얘기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한 회의를 막 마친 뒤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이 있었고, 제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지도자’ 등의 얘기를 하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들(헤그세스 및 케인) 들었냐’면서 나에게 ‘한번 더 얘기를 해달라’고 아주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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